픽셀플러스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이미지신호처리(ISP) 칩을 출시한다. ISP는 이미지센서에서 취합한 정보를 분석·보정하는 반도체다. AI 기술 접목은 그동안 해외 주도로 이뤄졌는데, 국산 AI ISP 등장이 임박했다.
픽셀플러스는 ISP에 경량 신경망처리장치(NPU) 회로를 적용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막바지 단계로, 이르면 3분기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는 “AI를 적용해 노이즈 제거 성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며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정할 수 있어 이미지 처리 분야 여러 애플리케이션(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영상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이미지센서는 센서 특성상 전류 때문에 노이즈가 생긴다. ISP는 시간축과 공간축 보정(필터)으로 노이즈를 제거한다. 이중 3D NR이라고 불리는 공간 축 보정 기술은 화질 저하가 크지 않은 게 장점이지만 움직이는 피사체도 노이즈로 인식, 잔상이 남는 '고스트' 현상을 야기한다. 실제 영상을 봤을 때 피사체를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요인이다.
픽셀플러스는 NPU로 노이즈 데이터를 분석해 화질을 개선할 수 있게 했다. 고스트 현상을 최소화해 선명한 이미지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잔상 효과를 없애려면 프레임 메모리라는 특정 기억부를 활용해 프레임마다 노이즈를 제거해야 했다. 이 경우 노이즈 제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만 픽셀플러스는 AI 기술로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사실상 실시간 보정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픽셀플러스는 AI ISP가 차량용 카메라 센서부터 폐쇄회로(CC)TV 등 관제 시스템까지 다양한 기기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자동차 경우 이동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이미지를 수집하기 때문에 노이즈 제거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픽셀플러스는 매출 80%가 차량용 이미지센서와 ISP에서 나올 만큼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픽셀플러스가 AI ISP를 출시하면 소니, 온세미 등 해외 업체와 경쟁이 예상된다. 이들 업체는 이미지센서를 바탕으로 AI ISP 공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픽셀플러스는 가볍고 여러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이서규 대표는 “이미지센서와 각종 모듈 등 서버 끝 단에 있는 '에지' 기기에서 AI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양한 제품에 AI를 확대 적용해 에지 AI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