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코인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측에 제기한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이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페이코인(PCI)은 예정대로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에서 모두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PCI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이 빗썸을 상대로 신청한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은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 닥사(DAXA)가 지난달 31일 내린 결정에 따라 14일부터 원화마켓·비트코인(BTC)마켓에서 PCI 거래지원을 중단했다. 페이프로토콜은 상장된 원화마켓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빗썸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각 거래소가 지정한 기한 이내로 보유 PCI를 개인지갑 주소나 다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닥사가 공동 상폐한 코인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재상장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함에 따라, PCI의 재상장도 당분간 어려워졌다.
원화마켓에서 퇴출을 앞두고 페이프로토콜은 국내 코인마켓거래소 '비블록'과 글로벌 거래소 '후오비글로벌'이 각각 PCI를 신규 상장했다. 앞서 위믹스(WEMIX)의 원화마켓 퇴출 결정 직후, 지닥이 위믹스 신규 상장을 결정하면서 이용자 유입과 거래량 확대 등 반사 이익을 본 사례가 있었다. 비블록과 후오비글로벌 역시 유사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두 거래소는 PCI 입금 시 혜택을 제공하며 이용자 유치에 나섰다.
비블록은 “이번 페이코인 상장을 위해 명확하고 신중한 심사를 진행했다”며 “금융당국이 지정했던 자체 발행 코인을 통한 국내 결제 서비스 운영에 대한 부분이 해소된 점, 재단 보유물량을 소각 완료한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원화마켓 퇴출을 앞두고 PCI 시세는 크게 요동쳤다. 13일 저녁 110원대로 거래되던 것이 1시간 동안 40% 급등하며 190원대까지 치솟았다. 법원 가처분 인용 가능성을 노린 투자자들과 소위 '상폐빔(상폐를 앞둔 종목 시세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반영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제전문기업 다날이 자회사를 통해 야심차게 선보인 페이코인 프로젝트는 이용자 320만명, 가맹점 15만개를 확보하며 유망 코인으로 주목받았으나, 핵심 기능인 PCI의 국내 결제가 차단됨에 따라 해외 사업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지난 2021년 4월 전성기 기준 3450원까지 치솟았던 PCI는 하락을 거듭해 현재 110원대로 30토막 났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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