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기술원(원장 신용진)은 국내 광융합산업 육성과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 따라 지난 2001년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광융합기술 분야 전문생산기술연구소다. 2018년에 제정된 '광융합기술지원법'에 따라 2020년 국내에서 유일의 '광융합기술 전문연구소'로 지정됐다.
국가전략산업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와 광융합기술 연구개발(R&D)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중소·중견기업 R&D 투자방향 설정을 위한 광융합기술 중장기 R&D 로드맵(2021~2027년)도 수립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등 미래 혁신산업과 메타버스 등 신산업 창출, 건축물 이상 현상 모니터링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신용진 원장을 만나 기관 소개와 주요 성과, 운영 계획, 비전 등을 들어봤다.
-재임 4개월이 지났다. 어떤 활동을 했나.
▲대외적으로는 산업현장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대내적으로는 혁신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현장에 가까울수록 기업의 애로사항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외 환경과 정책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최초 연임에 성공한 비결과 주요 성과는.
▲2018년 '광융합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광융합기술지원법)'이 제정·시행된 이후 지역전략산업이던 광산업은 국가전략산업인 광융합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왔다. 지난 3년간 광융합 기술 저변 확대와 국가 전략산업기관 역할을 강화해왔는데 이런 성과를 인정받은 것 같다. 2020년 소부장 국가연구시설로 지정됐으며 개원 20주년인 2021년에는 국내 계량측정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단체표창을 수상했다. 국가연구시설 376개 중 운영 우수사례 2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광학소재산업지원 거점센터 준공, 국내 최초 빛공해 분야 국가참조표준 데이터센터 선정 및 호남권 최초 빛 공해 검사기관으로 지정되는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
-특히 연구소기업 성과가 두드러졌는데.
▲연구소기업은 연구기관의 기술력과 기업의 자본 및 경영 노하우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 기업모델로 기술사업화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8년 제1호 연구소기업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제16호 기업까지 설립 완료했다. 최근 설립한 5개사를 제외한 11개사가 사업화에 성공해 지난 한해에만 총매출액 60억원, 총고용인원 65명을 달성했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주안점과 특징은.
▲고유 업무의 연속성은 유지하되 대외 환경 및 정책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안정적 조직 구성에 주안점을 뒀다. 전사적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과 정책발굴 및 제안, 중대형 과제 기획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총괄정책본부를 신설하고 분산돼 있던 사업기획, 정책연구, 사업관리, 성과관리, 대외협력 기능을 총괄정책본부로 일원화했다. 연구본부는 기존 기능의 변화 없이 최신 산업적·기술적 이슈를 감안해 에너지 분야 연구본부를 신설, 4개 연구본부에서 5개 연구본부로 확대하고 일부 본부의 명칭을 변경했다. 본부별 연구 분야는 연속성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2020년 '광융합기술 전문연구소'로 지정됐는데 의미는.
▲기술개발 측면에서 국가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중추적 역할 강화 및 기술혁신 선도를 위해 산·학·연 전문가와 함께 '광융합산업 중장기 전략과 기술로드맵'을 수립했으며, 광융합기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지원 측면에서는 기업과 상생하는 통합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광융합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초점을 맞춰 전주기 기업지원플랫폼을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의 기업(기관)과 상생협력 체계를 마련했다. 기업수요를 반영한 실질적인 기업지원체계 고도화로 광융합산업분야 중소·중견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광융합기술이 왜 중요한가.
▲'20세기가 전자(電子)의 시대라면 21세기는 광자(光子)의 시대'라고 일컬어질 만큼 세계적으로 광기술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광융합 기술은 다양한 타 산업과 결합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신제품 개발 및 성능을 고도화하고 사회적·산업적 난제 해결을 위한 핵심기술로써 중요성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공장, 미래자동차, 드론·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산업과 스마트시티·바이오헬스·메타버스 등 '일상생활', 에너지·국방·안전·우주·양자 등의 분야까지 적용 범위가 매우 넓게 확장하고 있다.
-'초격차 광융합 혁신기술 개발'의 의미는.
▲지금 우리는 미국-중국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포스트 코로나 등에 따른 경제위기의 대격변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기술은 경제적 가치를 넘어 외교·안보를 좌우하는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동안 주력산업의 성장을 돕는 '요소기술'로만 인식돼 온 광기술은 이제 타 기술과의 융합으로 적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면서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기술 주권 확립을 위한 핵심기술로 재조명받고 있다. 미래 사회에 대응한 광융합 메가 프로젝트 추진과 기초·원천 기술개발로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고 응용 기술을 기업과 연계해 초고부가가치 기술사업화를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
-소재·부품 내재화에도 주력하고 있는데.
▲소부장 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인 제조업의 뿌리이자 기술 자립도가 근간인 기술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친환경, 디지털 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은 경량화, 융·복합화, 스마트화를 가능케 하는 소부장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필수소재 수출 제한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이후 광학렌즈·모듈, 산업용 레이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반도체 소재, 항공등화장치 등 총 10건에 달하는 국가과제를 수행했고 광학렌즈 분야의 국가연구시설로 지정되는 등 대한민국 소부장 기술 내재화에 주력하고 있다.
-산학연 협력은 어떠한지.
▲국방기술진흥연구소·삼성디스플레이·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과 신규 R&D 과제 기획을 위한 기술교류회 활동 등을 추진했다. 광융합산업육성 전략, 우주항공분야 광융합 기술, 광소재부품 기업 협력, 소부장 이슈 및 정책, 양자기술 동향 및 정책, 도전혁신형 R&D 기획 등 분야에서 광융합 정책 발굴을 위한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실시하기도 했다. 광융합 소부장 분야 확대를 위한 정책 수립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150대 소부장 국가전략기술 중 22개 광융합기술 품목을 포함시키는 성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경기도 안양에 분원을 설립했는데, 역할과 운영 계획은.
▲2020년 9월 '경기광융합기술센터'를 개소하고 경기도 내 광융합기업을 대상으로 '경기광융합기업협의회'도 지난해 3월 출범해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내 광융합기업 간 공동 R&D, 지역특화산업생태계 기반 구축 등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광융합 관련 시험인증 및 전문인력 양성 등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도 내 광융합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향후 3년간 추진할 핵심사업과 과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첨단 모빌리티, 우주·국방, 인공지능(AI)·에너지, 안전 등 6대 전략융합분야를 중심으로 초격차 혁신기술 개발을 위한 중대형 기술개발 과제 및 기반구축 과제를 집중적으로 기획하고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대형 기반구축 과제 확보를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장비를 확충하는 등 기업지원 프로그램 강화에 광기술원의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기업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불투명한 세계 경제 전망 속에서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비즈니스를 수행하되 기업지원 혁신플랫폼을 활용해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에 힘썼으면 한다. 광기술원도 광융합 신기술 중심의 제조창업 지원 강화를 통해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마지막으로 어떤 원장으로 평가받고 기억되고 싶은지.
▲직원의 역량 강화와 신진 연구자를 지속 확보해 혁신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하고 싶다. 직원들이 몰입해 근무할 수 있는 쾌적하고 안전한 업무환경 또한 조성할 생각이다. '불치하문'(不恥下問·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음) 정신으로 보다 정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아랫사람에게 의견을 구하겠다. 광융합기술 발전의 기반을 조성한 원장, 동시에 광기술원 지속 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노력한 원장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은…
초기 레이저 물리학을 연구한 학자로, 의광학 개념을 국내 최초로 정립했다. 고려대 물리학과, 미국 뉴욕대 대학원을 거쳐 1994년부터 조선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광특화연구센터 소장,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및 '물리학과 첨단기술' 편집위원장, 한국광학회 부회장 및 감사, 한국레이저가공학회 기술·대외협력 이사를 지냈다. 광산업육성위원회 운영위원, 한국광기술원 이사, 국제광융합기술콘퍼런스(IOCTC) 조직위원장, 국제광산업대표자협의회(IOA) 한국대표, 국제표준화기구(ISO) 전문위원 및 한국대표, 한국광산업진흥회 운영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평가위원, 광주전략산업기획단장, 조선대 자연과학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