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MX·네트워크 부문 매출은 31조82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2% 감소했지만 지난 분기에 비해서는 22% 증가했다. MX·네트워크 부문 1분기 영업이익은 3조9400억원으로 직전 분기에 비해 2.24%,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0.12% 성장했다.
작년과 비교해 제자리 걸음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포화되고 경기침체가 겹치며 전체 시장이 역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MX부문은 가전(DX부문), 반도체(DS부문) 등 하락폭이 컸던 다른 부문과 비교해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 실적하락 방어선 역할을 했다.
1분기 선보인 갤럭시S23 시리즈가 판매 호실적을 기록한 게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프로세스 운영 효율화로 △플래그십 △A시리즈 △태블릿PC 모두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돼 실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해 폴더블폰에 개발·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네트워크는 북미 지역, 서남아 등 주요 해외 시장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네트워크 부문에서는 가상화 무선접속망(vRAN) 기술력을 바탕으로 버라이즌, 디시 등 주요 글로벌 사업자에 수주 소식이 이어지면서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은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반적인 실적 부진은 이어졌다. 1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9%가량 감소한 14조8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87.5%나 줄어든 1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가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소비 심리 둔화로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프리미엄 제품군 수요가 위축된 게 컸다. 삼성전자는 1분기 TV 출하량이 작년 동기 대비 10%가량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 역시 수요 둔화가 이어진데다 1분기 비수기 진입,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까지 더해져 전년 동기 대비 실적 반등에는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역성장 폭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회복 속도가 느린데다 원자재 가격이 반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게 리스크 요인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과 함께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 성장 모멘텀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날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TV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한 자릿수 후반대 감소를 보일 것”이라며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신모델 론칭에 따른 전략 제품 판매 확대와 오퍼레이션 미세 관리로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유기발광다이오드(OLDE) TV에 이어 주력 프리미엄 제품인 2023년형 네오 QLED 시리즈를 출시했다. 2분기부터는 네오 QLED 98형 등 대화면·초고화질 TV 신제품을 출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가전·TV 성수기 진입과 함께 수요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80형 이상 대화면, 8K 고화질 TV를 중심으로 비스포크 가전 라인업,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주력으로 내세워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