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노(㎚) 반도체 개발 경쟁이 본격화된다. 삼성전자와 TSMC가 나란히 2나노 반도체를 설계 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했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이고, 삼성전자는 TSMC를 바짝 뒤쫓고 있다.
특히 TSMC는 2나노 구현에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할 계획이다. GAA는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적용한 구조로, 차세대 기술을 둘러싼 양사 간 기술 경쟁의 승패를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최근 시높시스와 케이던스 반도체 설계 플랫폼을 자사 2나노 공정(N2)에 최적화하는 '마이그레이션' 작업을 착수했다. 마이그레이션이란 파운드리가 개발하고 있는 공정에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2나노 반도체를 설계·제조하는 기반을 갖추는 작업이다.
삼성전자 역시 2나노 공정에 맞춘 마이그레이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양사 모두 2나노 공정 기술 개발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고, EDA 최적화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와 TSMC 간 기술 방식에는 차이가 있어 회사 특성에 맞춘 형태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2나노는 아직 상용화된 적이 없다. 삼성전자와 TSMC가 만든 최신 공정은 3나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의 3나노 양산에 성공했고, TSMC는 12월에 3나노 양산을 공식화했다.
수치상으로는 같은 3나노 공정이지만 기술 방식은 달랐다. 삼성전자는 업계 처음으로 GAA를 도입해서 3나노를 구현했다. GAA는 기존 핀펫 구조 트랜지스터보다 저전력과 성능이 뛰어나다.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발생하기 쉬운 누설 전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로 꼽힌다. 삼성은 10여년 이어 온 핀펫 구조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반면 TSMC는 3나노에서 핀펫 구조를 유지했다. 오랜 기술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핀펫으로 3나노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안정 전략이다. 첨단 기술로 승부수를 던진 삼성과는 다른 전략 노선이다.
2나노 공정은 양사 모두 GAA 구조다. 트랜지스터 신기술을 둘러싼 맞대결이 예상된다. 또 삼성과 TSMC 모두 2025년을 양산 목표로 하고 있다. 최첨단 반도체 공정을 놓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월 27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나노 공정의 2025년 양산 계획을 확인하며 “기술리더십과 전통을 지켜 경쟁에서 앞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