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통신 강소기업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가 유럽연합(EU)의 거대 공공 위성통신 프로젝트 IRIS2 수주에 도전장을 던졌다. 2027년까지 31.5억 유로(4조6000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IRIS2 프로젝트에서 글로벌기업과 협업해 위성통신 안테나 분야를 석권하겠다는 의지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인텔리안테크는 EU가 IRIS2 프로젝트 사업자 모집공고를 낸 이후 벨기에 위치한 세계최대 통신위성 기업 SES와 안테나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IRIS2 프로젝트를 통해 EU는 유럽과 북극, 아프리카 등 전역을 커버하는 수백여개 위성으로 구성된 위성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프라를 보호·감시하고, 기밀유지를 위한 보안 통신망으로 사용한다. EU 정부와 회원국 뿐 아니라 민간에게도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U는 지난달말 IRIS2 참여기업 입찰을 마감했다. 그 결과 SES는 에어버스, 탈레스, 도이치텔레콤, OHB, 오렌지 등 12개 기업과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로 했다. 유럽 유력 위성통신기업·통신사가 경쟁입찰 없이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한만큼, SES 참여는 확정적이다.
사업 과정에서 SES는 인텔리안테크에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에 따라 다중궤도 위성통신 안테나 개발을 협의하고 있다. SES는 지난 2021년 인텔리안테크와 711억원 규모 지상·해상용 위성단말 안테나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품질에 대한 신뢰가 협력 제안 밑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리안테크는 EU IRIS2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한다는 목표다. EU는 IRIS2를 유럽 위성통신 산업 육성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스타트업·중소기업 참여를 장려하며, 유럽 권역 내 기업으로 참여 대상을 제한했다. 이에 인텔리안테크는 네덜란드 법인인 인텔리안B.V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참여업체로부터 제안서를 평가해 2024년 7월 최종업체 선정과 계약을 완료한다. 이 과정에서 SES와 인텔리안테크 간 계약여부, 규모가 정확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인텔리안테크 관계자는 “EU를 중심으로 유럽에서도 IRIS2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통신 주권 확보를 위해 위성통신 시장의 투자, 성장 및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텔리안테크는 IRIS2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나, 협력사에 대한 사항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텔리안테크는 이날 2023년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644억원, 영업이익 8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매출은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50% 성장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