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7년까지 반도체 공정 가스 중 90%를 차지하는 불화탄소(CF)계 가스를 친환경 대체재로 전환한다.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지속 가능한 반도체 개발 생태계에도 합류했다.
최삼종 삼성전자 상무는 17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MC코리아에서 “삼성전자는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소재가 없도록 하고, 대체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자는 ‘지속가능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C4F8(옥타플루오로사이클로부탄), CHF3(플루오로포름), CF4(사불화탄소), C4F6(헥사플루오르부타-1,3-디엔), SF6(육불화황) 등 상위 5개 CF계 가스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한다. 이들은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높고 반도체 공정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가스다.
삼성전자는 현재 5개 CF계 가스 중 3개는 대체재 개발을 완료했다. 2개는 양산에 활용하고 하나는 양산을 위한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 나머지 2개 가스 대체재는 2027년까지 개발, 반도체 양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대 반도체 연구소인 벨기에 아이멕(imec)의 ‘지속 가능한 반도체 기술과 시스템(SSTS)’ 프로그램에도 가입했다. SSTS는 반도체 업계 공급망 전반에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목표로 지난 2021년 가동했다.
프로그램에 가입한 반도체 기업은 아이멕과 탄소 배출을 산출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들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반도체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한다. 각종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추적하고 이를 저감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핵심이다.
SSTS는 반도체 제조사 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아우른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를 포함, ASML, 도쿄일렉트론(TEL), 에드워드, 스크린 등 반도체 장비 회사와 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SSTS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송두근 삼성전자 DS 부사장은 “(SSTS 가입은)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기술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데만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를 보존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데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와 함께 대만 TS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GF)도 SSTS 프로그램에 가입해 주요 파운드리의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 행보가 기대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