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 인텔,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이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학회로 총집결, 우수 인재 유치에 나선다. LG,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도 AI 인재 유치전에 참전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디지털전환과 생성형 AI 등 늘어나는 수요에 AI 전문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에 따르면 18일부터 22일까지(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국제컴퓨터비전·패턴인식 학술대회(CVPR) 2023’에 글로벌 기업 120여 곳이 부스를 차리고 AI 인력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102곳) 대비 17%가량 늘었다.
CVPR는 컴퓨터비전 분야 세계 최대 규모 학회로, 매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학술대회를 연다. 글로벌 AI 전문가가 집결하기 때문에 주요 기업이 우수 인재 채용과 네트워크 구축 기회로 삼고 있다.
올해는 구글, 애플, 아마존, 인텔, 퀄컴, 메터, 바이두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총대거 참가해 채용 부스를 운영한다. 자율주행 등에서 AI 투자가 확대되면서 테슬라, 토요타 등 모빌리티기업도 채용 부스를 꾸려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도 대표 IT기업과 스타트업이 대거 참가한다. LG는 LG AI연구원이 중심이 돼 LG전자,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5개 계열사가 공동 부스를 운영한다. LG 그룹 관계사는 현장에서 기업 소개와 채용 상담을 진행키로 했다. 행사 둘째날인 19일에는 주요 AI 전문가를 초청해 ‘LG AI 데이’도 개최한다.
현대차 역시 올해 처음으로 CVPR에 참가, 채용 부스를 마련한다. 지난해에는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이 참가했지만 올해는 현대차가 직접 나서 인재 유치 경쟁에 합류한다. 국내 AI 전문기업인 퓨리오사AI와 다투모, 누비랩 등도 채용 부스를 꾸린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별도 부스를 열진 않지만 현지에서 연구성과 공유와 교류로 인재 영입을 꾀한다. 네이버는 학회에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8개의 논문을 발표한다. 카카오는 6건의 논문이 채택돼 현지에서 연구성과를 소개한다. 관련 연구 내용을 토대로 공동 연구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AI 전문가들과 활발한 교류로 채용까지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쏘카는 학술대회에서 모빌리티 분야 초거대 AI 챌린지를 개최, 우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한편 인재 풀을 확보할 방침이다.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IT 공룡까지 이번 학회에 공을 들이는 것은 AI 인재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반도체, 모바일 등 전 산업군에서 AI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디지털전환, 생성형 AI 등 기업 운영에서도 기반 기술이 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부족한 AI 전문인력 수는 7841명으로 2020년(1609명)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5개 계열사가 공동 채용 부스를 꾸린 LG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AI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 매년 인력 확보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외부 영입은 물론 올해까지 내부 AI 전문가 1000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의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SDV)로 전환을 선언하는 등 AI 분야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품 개발과 제조 프로세스 분야 AI 전문가 확보가 목표”라며 “연속학습, 생성형 AI, 재료 정보학 전공자와 결함예측, 품질예측 등에서 풍부한 경험이 있는 글로벌 인재 유치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