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한국 소재·부품 회사와 ‘협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반도체 장비 기술 개발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에서 열린 혁신을 추진해 반도체 제품이 시장에 신속히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 연구개발(R&D) 센터도 구축, 기술 혁신을 가속화한다.
박광선 어플라이드코리아 대표는 13일 글로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테크페어에서 ‘새로운 플레이북을 가속화하는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반도체 산업 혁신을 위해 ‘에코시스템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제조사 뿐 아니라 장비사, 소재·부품 협력사, 정부, 대학 등 학계까지 아우르는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서 혁신을 이루고 반도체 산업 전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반도체 생태계는 각 주체별로 개별적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소재·부품사와 장비사, 반도체 제조사 간 협업이 끈끈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개별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시장에 제 때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박 대표는 “반도체 산업이 복잡해지고 세계화로 전환되면서 R&D부터 제품 출하까지 전주기에서 기업 간 협력이 시급해졌다”며 “협업 생태계가 갖춰져야 반도체 ‘PPACt’를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PPACt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전력(Power), 성능(Performance), 크기(Area), 비용(Cost), 시장출시기간(time to Market)을 의미한다. 어플라이드는 PPACt를 향후 10년을 이끌어 갈 회사 중장기 성장 비전으로 제시하고 기술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어플라이드코리아는 국내 소재·부품 협력사와 자체 공급망을 구축했다. 최근까지 협력사가 120여개로 늘었다. 이같은 자체 공급망도 PPACt를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들과의 협업으로 혁신 기술을 발굴하고 반도체 장비에 적용하고 있다. 어플라이드코리아는 협력사를 지속 확대, 협업 저변을 넓혀갈 방침이다. 또 자체 펀드를 조성해 주요 소재·부품 협력사에 투자도 하고 있다. 현재까지 9개 기업에 2200만달러 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이 중 4개사는 기업공개(IPO)로 상장까지 하는 성과를 거뒀다.
어플라이드코리아는 국내 반도체 장비 기술 혁신을 위해 R&D센터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9월 한국 R&D센터를 공식화하고 현재 부지를 물색 중”이라며 “신규 R&D센터는 반도체 제조사인 고객 뿐 아니라 소재·부품 협력사와 학계가 혁신을 가속화할 협력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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