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발전 건설·송변전 연계 등
10차 전기본 물량 내 소화 목표
돌출수요 대응 11차 반영 요구도
정부가 조만간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로드맵'을 확정한다. 로드맵은 산업단지 조성 초기에 필요한 발전물량을 추산하고, 송·변전 설비 연계 계획도 제시한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하면서 불거진 전력과 용수 공급난 우려를 빠르게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11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로드맵'을 연내 확정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발전력(발전소 입지)은 일찍 제시하고, 전체 로드맵 확정은 연말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수립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물량 내에서 신규 수요를 소화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기존에 예정됐던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는 대신 2~3년 안에 건설 가능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인근 입지에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LNG 발전소는 전력과 함께 반도체 산업단지에 쓰일 열도 함께 공급할 수 있다. 2030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일부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2~3년 안에 건설할 수 있는 LNG 발전소가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추후에는 동해안에 건설될 신규 원전, 호남 지역 재생에너지를 계통으로 연결해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 LNG 발전소는 장기적으로 수소 혼소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술개발이 한창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입주업체의 자체 발전소 건설도 장기적인 대안으로 떠오른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10차 전기본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전력 수요를 모두 소화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2038년까지 전력설비계획을 담을 예정인 11차 전기본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건설에 따른 신규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산업부 등에 따르면 2042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에서 5개 생산라인을 가동하면 7GW 이상 발전량이 필요하다. 산단조성과 기업투자가 마무리되는 2050년에는 10GW 이상의 전력수요가 예상된다. 원전 6~7기가 감당해야 하는 물량이다.
에너지 업계 한 전문가는 “10차 전기본에서 국내총생산(GDP) 증가분에 따른 수요를 반영하긴 했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의 전력소비량은 돌출적인 부분이 있다”면서 “향후 신규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11차 전기본 수립도 서두르고 있다. 이달 내 전문가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할 전망이다. 전문가 워킹그룹은 전기본의 수요 전망, 설비계획 등을 제시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실무위원회다. 통상 100여명이 넘는 에너지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실무위원회 차원에서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신규 수요를 고려할 전망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