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속도의 그래픽 메모리를 개발했다.
인공지능(AI)·고성능컴퓨팅(HPC)·자율주행차 분야 대용량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목적의 D램으로, 연내 신뢰성 검증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돌입한다.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 기술 리더십을 견고히 할 승부수가 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그래픽 D램 '32Gbps GDDR7'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제품은 그래픽 처리에 특화된 메모리다. 최근 영상과 이미지 등 그래픽 기반 대용량 데이터가 크게 늘면서 그래픽 D램 성능 개선 요구도 커졌다. GDDR7은 이같은 수요를 정조준한 제품이다.
GDDR7 D램 개발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GDDR6 24Gbps을 만든지 1년만의 성과다. 전 세대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는 1.4배, 전력 효율은 20% 향상됐다. 그래픽카드에 탑재하면 초당 최대 1.5TB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30기가바이트(GB)의 초고화질(UHD) 영화 50편을 1초만에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에 'PAM3 신호 방식' 기술을 신규 적용했다. 기존 NRZ 방식보다 동일 신호 주기에 1.5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한다. 열전도율이 높은 신소재를 반도체 회로 보호체(EMC) 패키지에 적용하고 회로설계를 최적화해 발열도 최소화했다. GDDR6 대비 열저항이 약 70% 감소, 고속 동작에서도 안정적인 품질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연내 주요 고객사 차세대 시스템에 GDDR7 신제품을 탑재, 검증할 계획이다. PC, 노트북, 게임 콘솔 등 전통적 그래픽 영역뿐 아니라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요구하는 딥러닝, 메타버스, 오토모티브(자동차) 시장까지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고해상도 지도, 동영상 스트리밍, 고사양 게임 등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고도화되고 대량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기술이 요구되면서 GDDR7 D램 수요가 크게 늘것으로 예상된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부사장은 “프리미엄 그래픽 시장 수요에 맞춰 적기에 상용화하고 차세대 그래픽 D램 시장을 지속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