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유료화를 검토하던 삼성전자가 현행 '수수료 무료'를 유지한다. 전 국민 절반 가까이 사용해 '국민 모바일 결제' 수단이 된 삼성페이가 유료화 논의를 시작한 뒤 카드사는 물론 지급결제 후방산업까지 반발하면서 현행 체계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9일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를 결정했으며, 국내 카드사들과 재계약 예정”이라면서 “삼성전자는 국내 페이(Pay) 생태계 발전을 위해 국내 카드사들과 지속 상생하고, 소비자들을 위해 최고의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전업 카드사 모두에 현재 계약 중인 삼성페이 계약을 종료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는 카드업계와 맺은 삼성페이 계약 자동 연장이 종료되며, 현재 계약은 8월 11일까지만 유효하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11월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NH농협카드로 구성된 앱카드협의체와 계약을 맺고 국내 삼성페이 서비스를 무료로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공문을 보내기 전 이미 구두로 구체적인 수수료와 책정 방식을 전달한 만큼 사실상 계약 자동 연장 종료 선언이 유료화 전환으로 파악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 0.15% 수수료를 받고, 결제 규모에 따라 요율을 차등화하는 슬라이딩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플페이 도입이 시발점이 됐다. 금융당국이 국내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유권해석 과정에서 가맹점, 소비자가 아닌 카드사에게 간편결제 관련 수수료율 부과를 허용했다. 그간 무료로 서비스하던 삼성페이 역시 수수료율을 부과할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다만 카드업계가 수수료 유료화에 반발했고, 지급결제 후방산업인 밴업계까지 단체행동에 나설 것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와 지급결제사가 '일촉즉발' 상황까지 치달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수수료 무료를 다시 결정하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카드사와 만나 개별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급결제 산업의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수료 무료를 선언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기존처럼 국내 페이 생태계 발전을 위해 카드업계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미국 모바일 결제 벤처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해서 2015년 8월 국내에 도입한 비접촉 간편결제 서비스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20여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국내 가입자만 2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해외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만 지원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마그네틱전송방식(MST)까지 가능하다. 이에 별도 전용 결제 단말기가 없어도 NFC처럼 비접촉 결제가 가능하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유료화 검토에 카드사·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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