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넥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진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분기 처음으로 1조 매출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넥슨은 2분기에도 지난해보다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반면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은 적자가 이어지거나 전년대비 쪼그라든 성적표가 예고됐다.
8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2분기 매출 9750억원, 영업이익 28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던전앤파이터와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 등 주요 라인업 매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3월 출시한 프라시아전기도 모바일 매출 상위권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서 당초 제시한 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넥슨이 글로벌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선보인 해양 어드벤처 '데이브 더 다이버' 또한 우수한 게임성과 차별화된 재미로 전세계 이용자로부터 호평받았다. 하반기에도 PC·콘솔 멀티플랫폼 출시 예정인 '퍼스트 디센던트'를 비롯한 주요 신작과 서브컬처 흥행작 '블루 아카이브' 중국 매출 반영 등으로 실적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넷마블은 올 2분기에도 흑자전환을 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신의탑: 새로운 세계'가 넷마블 신작으로는 1년여만에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하반기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 이외에도 '그랜드크로스:에이지오브타이탄' '세븐나이츠 키우기'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기대작 출시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230억원에서 70% 가까이 하락한 365억원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주요 신작 출시가 하반기로 미뤄진 가운데 주력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 리니지 라이크 경쟁작이 연이어 출시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엔씨소프트는 콘솔과 해외 시장을 겨냥한 '쓰론앤리버티(TL)' 하반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TL 흥행이 하반기 실적 개선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틀그라운드에 대부분 매출을 의존하고 있는 크래프톤도 영업이익이 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서비스가 재개됐지만 2분기 실적에는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 독립 스튜디오 체제에서 준비 중인 20여종 이상의 신작과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 '신작 제안제'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앞서 2일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2711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약 20%, 영업이익은 약 67% 감소한 수치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기존 게임 매출이 하향세를 보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달 출시한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성과가 반영되고 '가디스 오더', '롬(R.O.M) 등 신작 출시가 예정된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게임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했으나 올들어 야외활동이 다시 늘면서 역기저 효과가 나타난 측면이 있다”며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와 글로벌 진출 노력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