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개 사업 통폐합…대폭 축소
글로벌R&D·AI·양자·바이오 등
국제협력·국가전략기술은 확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은 21조5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약 14% 줄어든다. 감소 규모가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R&D 사업을 '카르텔'로 규정하고 예산 재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108개 사업이 통폐합되는 등 대폭 축소가 이뤄진다. 특히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예산, 기초연구예산 등이 된서리를 맞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제4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2024년도 국가 R&D 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내용을 살펴보면 각종 전략기술과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제협력 분야에는 힘을 싣는다. 국가전략기술의 경우 올해 4조7000억원 대비 6.3% 증가한 5조원을 투자한다. △첨단바이오(16.1%↑) △인공지능(AI·4.5%↑) △사이버보안(14.5%↑) △양자(20.1%↑) △반도체(5.5%↑) △이차전지(19.7%↑) △우주(11.5%↑) 등 7대 핵심 분야에 투자를 확대한다.
국제협력, 인재 양성에는 2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국내외 우수그룹 간 연구, 글로벌 R&D 지원을 확대한다.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미래전략기술 분야에는 2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첨단모빌리티 등 주력산업 핵심기술 확보, 소재·부품 초격차 유지 지원, AI 반도체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원천기술 개발에도 3조1000억을 투자한다.
디지털 역량확보와 디지털 융합에 1조6000억원을 투입, 디지털 인프라와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6G와 초거대 AI, 사이버보안 등 분야에서 민간 신산업 창출을 적극 지원한다.
출연연의 경우 올해 2조4000억원 대비 3000억원(10.8%) 줄인 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이런 감소 폭이 전체 R&D 감소율 13.9%보다는 낮다며, 인건비와 경상비 역시 전년 수준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당초 정부는 출연연에 주요사업비 20~30% 감축안을 통보한 바 있다.
기초연구는 올해 2조6000억원 대비 2000억원(6.2%) 감소한 금액을 투자한다.
정부는 이번 조정안이 R&D 투자 비효율을 개선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누적된 비효율을 걷어내고 예산과 제도를 혁신해 이권 카르텔이 다시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R&D 혁신이 힘들고 어려울 수 있으나 기술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