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신임 KT 최고경영자(CEO)는 취임 일성으로 고객·역량·실질·화합 4대 키워드를 제시했다. 네트워크기업이라는 본질과 기본에 충실하면서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신사업 방향으로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를 계승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은 행보다. 네트워크·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기반으로 핵심 디지털신사업을 발굴, 김영섭 표 디지코2.0을 만들어가는 것은 과제로 지목됐다.
◇본질과 기본 강조
김 대표 취임 행보 키워드는 '기본'으로 요약된다. 김 대표는 취임 첫 현장 방문지로 KT 네트워크관제센터를 선택했다. 네트워크가 KT 사업의 기반이라는 점과 안정적 운용으로 국민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점을 대내외에 강조한 행보다.
김 대표는 취임식에서 '고객'을 첫번째로 강조했다. 그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끊임 없이 발굴하고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ICT 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전국적 고객접점을 보유한 본업인 통신사업을 충실히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김 대표는 디지코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역량'을 강조하면서 “KT는 CT(통신기술)를 잘해왔고, IT(정보기술)에서 좀더 빠른 속도로 역량을 모아서 ICT 고수가 돼야 한다”며 “우리가 잘 지원 할 수 있는 1등 ICT 역량이 갖춰지면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의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디지코 사업에 김 대표만의 클라우드·기업용서비스(B2B) 사업 역량을 입혀 새로운 디지코 비전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인재가 대우받는 기업문화, 조직개편은 신중
김 대표는 인사체계를 바꿀 것을 시사했지만, 조직개편에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역량 강화와 관련,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인재로 우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엄격한 평가를 통해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인재가 우대받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김 대표는 LG CNS 시절에도 이같은 인사정책을 가동해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직개편과 관련, 김 대표는 “조직개편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진행돼야 하지만, KT인 대부분이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직을 운영하면서 순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처우와 대가로 인정 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조직개편 방침을 부정하진 않으면서 취임 후 보다 심화된 고민과 평가를 거쳐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김 대표는 화합을 강조했다. KT 외부출신 인사로서 대대적인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단은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공식 CEO 취임 이후부터 조직과 신사업에 있어 급격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하다.
김 대표는 “ICT 역량에 있어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도약하고, KT그룹의 잠재력을 잘 활용하면 성장은 따라오게 될 것”이리며 “건실한 지속성장 에너지를 쌓아가자”고 강조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