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가 부문장급 원포인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틀만에 전임 대표시절 '사법리스크' 논란에 연루된 인사를 신속하게 교체했다. 조직내부는 인적쇄신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김 대표는 상당 폭의 조직개편·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영섭 대표는 KT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첫 인사를 부문장 교체로 진행했다.
KT는 신임 부문장으로 △김영진 경영기획부문장(전무·현 재무실장) △이선주 경영지원부문장(전무·현 경영지원부문 D-TF장)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전무·현 충남충북광역본부장)을 임명했다. 기존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을 직무에서 해제했다.
김 대표는 직무대행 형태로 신임 부문장들을 보임한 후 경영 성과에 따라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포인트 인사는 김영섭 표 인사·조직개편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주요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다. 우선 이 같이 사법리스크와 관련 있는 임원들을 직위해제한 것은 '윤리경영'에 무게를 싣는 행보다.
김 대표는 이제 '성과주의'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KT 내부 경험이 적은만큼, 곧바로 승진을 보장하기보다 직무대행체제를 가동하며 3개월간 핵심 보직자 성과를 지켜보고 직접 선택할 길을 열어뒀다. 조직 내부를 빠르게 추스리고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채찍'을 가동하는 행보다. 이같은 맥락에 따라 주요 신임부문장 직급도 전무급을 유지했다. 전문성과 업무 성과에 따라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킬 길을 열어둔 것이다.
KT 조직 내부에선 이번 인사가 황창규 전 KT 회장 행보와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2014년 황 전 회장 취임 당시 회장 바로 아래 직급인 사장 직급을 비우고, 업무 성과에 따라 사장급을 배치했다. 김 대표 역시 곧바로 부사장 인사를 단행하지 않은 만큼, 실력있는 전무급들을 부사장으로 발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승진 단계를 뛰어넘는 과감한 발탁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T에서 예상되는 조직개편의 또다른 키워드는 '통합'이다. 김 대표는 실용주의를 강조한다. 김 대표는 실제 2014년 LG CNS 전 대표 취임 이후 금융1·2사업부를 금융사업부문으로 통합하고, 국방사업부를 폐지하고 공공부문 산재된 사업 기능을 공공사업부문으로 통합했다.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을 구현, 이후 LG CNS 성과 밑바탕이 됐다.
KT의 본격적인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는 노조와 임단협을 마무리지은 이후인 11월~12월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KT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미 다른 일부 부문장들도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 임원들의 부분적인 사퇴 등 간헐적 인사 개편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