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제조업 경영 일선에서 많은 것을 경험했지만 엣날 방식 영업·구매활동 현실에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스템으로 일하는 것을 고민했고 5년여 시도 끝에 드디어 마켓해머를 내놓게 됐습니다.”
김진욱 마켓해머 대표는 지난 1일 노보텔앰베서더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마켓해머 B2B 매칭 네트워크 시스템 론칭'행사에서 마켓해머 서비스 시작을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전자제품 부품 기업 동하정밀에서 경영과 품질 관리, 측정 업무부터 구매, 생산 관리, 영업관 업무를 직접 챙겼다. 그래서 제조분야 실무가 어떤 어려움이 있는 지를 잘 알고 이를 반영해 탄생시킨 것이 마켓해머다.
마켓해머는 기업간 구매와 판매를 잇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실사와 검증(audit)'에 무게를 둔 기업간 매칭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기존 대면 업무 검증 방식을 온라인 시스템으로 전환해 업무 효율성을 높여 수요-공급자간 연결과 거래 성사율을 높인다.
김 대표는 “현재 많은 B2B 플랫폼이 나오지만, 대부분 견적 산출에 도움을 주거나 도면 회의를 돕거나 공정분석을 지원하는 등 직접적인 거래가 아닌 특정 분야를 지원하는 데 그친 플랫폼이었다”고 했다. 마켓해머는 거래와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검증에 초점을 뒀다는 점에서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됐다. 제조업은 견적이나 도면 협의만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마켓해머 기능을 실사·검증에 집중하게 된 것은 새로운 공급처 확보가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2007년 국내 반도체 회사를 새로운 공급처로 확보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당시 그는 새로운 제품 공급을 위해 국내 반도체 회사를 소개받아 미팅을 했다. 하지만 더 큰 관문이 있었다. 바로 실사였다. 동하정밀은 당시 개발, 생산, 품질 관리 같은 현업 인력만 운영했다. 그런데 대기업은 200여 개 달하는 실사항목을 요구했다. 인력과 자금이 충분하지 않았던 작은 기업으로서는 커다란 벽처럼 느껴졌다. 거래가 자칫 무산될 뻔 했지만 결국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수개월의 시간과 많은 비용을 들여야 했다. 물론 적게는 샘플 몇 개, 많게는 한달에 수십만개 제품을 공급받아야하는 수요기업 입장에서도 철저한 실사는 사업의 성패가 달릴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기업간 실사는 신뢰가 중요한 만큼 간편함보다 철저한 절차에 무게를 두고 대신 AI을 결합해 주변 업무의 편의성을 개선했다. 김 대표는 “마켓해머 시스템에서 업무 과정을 줄이면 공급사 검증 선택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렵고 거래성사율이 낮아져 신뢰성을 낮추는 대신 위세아이텍과 협력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대면 업무 축소에 무게를 뒀다”고 했다.
마켓해머는 위세아이택과 함께 AI 기술로 검색된 내역을 분석해 수요사에게는 공급사를 자동 추천하고, 공급사에는 잠재 고객인 수요사를 추천해 매출 향상에 직접적 영향을 주도록 추천 자동화의 정확도를 높이는 고도화를 진행중이다. 오는 11월까지 무료 베타테스트기간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정식 서비스한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의 주요 공급처가 될 대기업도 관심이 크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여러 전시회에서 대기업 임직원들이 찾아와 서비스 오픈에 기대를 보였다”면서 “현재 가입한 200여개 중소기업을 더 확장하면 자연스럽게 이를 검증하고 시장을 확보하려는 기업 관심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다산 위세아이텍 대표, 신동진 인아그룹 부회장, 장영철 여기어때 공동창업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서비스 개시를 축하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