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는 종로학원과 공동으로 이공계 기획 3탄 '의약·자연계열 학과별 분석' 시리즈를 진행한다. 첫 순서는 '수능 도입 후 30년간 이과생 변화(문이과 비율)'다. 2024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 선발 비율은 자연계 56.1%, 인문계 42.6%, 인문자연통합선발 1.3%다. 전국 평균으로는 자연계열 선발 비율이 인문계열 보다 13.5% 높다. 자연계열 선발 비율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47.2%, 수도권 57.8%, 지방권 59.1%다. 지방 소재대학이 서울에 비해 크게 높다. 선발 비율로만 보면 서울 소재대학 자연계열 진학이 인문계열보다 어렵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서울권 자연계 선발비율이 47.2%로 인문계 선발비율 51.9% 보다 낮기 때문이다.
〈의약·자연계열 학과별 분석 기획 순서〉
①수능 이과생 변화 추이(문이과 비율)
②전국 39개 의대
③전국 11개 치대
④전국 12개 한의대
⑤전국 10개 수의대
⑥전국 37개 약대
⑦전국 간호학과
⑧건축 관련 학과
⑨전기·전자 관련 학과
⑩기계공학 관련 학과
⑪컴퓨터·소프트웨어·인공지능 관련 학과
⑫산업공학 관련 학과
⑬순수 자연과학(물리·화학·수학 등) 관련 학과
⑭화학공학·생명공학 관련 학과
⑮신소재공학 관련 학과
◇1994년~2003년, 외고 전성기·문과 대세
1994년부터 2023년까지 30년간 수능이 실시됐다. 94학년도는 수능을 1·2차로 2번, 그 이후부터는 연 1회 실시했다. 94학년도 수능 1차 시험은 자연계열 50.2%, 인문계열이 49.8%로 자연계열 비율이 높았다. 2차 시험은 자연 50.0%, 인문 50.0%로 동일한 비율이었으나 인원에서 자연계열 34만3168명이였고, 인문계열 34만2555명으로 자연계열이 613명 근소하게 많았다.
이후 자연계 수능 비율은 95학년도 47.5%, 96학년도 45.9%, 97학년도 47.6%, 98학년도 46.7%, 99학년도 44.8%로 99학년도까지는 40% 중·후반대를 유지했다. 2000학년도부터는 39.9%, 2001학년도 34.8%, 2002학년도 32.3%, 2003학년도 35.9%로 자연계열 비율이 수능 초창기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자연계열 비율이 2000학년도부터 현격히 낮아진 것은 당시 트렌드인 외고 전성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상위권 학생의 서울·수도권 외고 쏠림현상이 발생한 시점이다. 2000년도 초반에는 인문계열 대학 진학으로 무게 중심이 상당 부분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외고 등 명문고 졸업 후 상위권 대학 법학·상경계열이나 미국 아이비리그 등 해외 명문대 진학이 크게 늘었던 시기이다. 당시 대원·한영외고 등에는 해외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반 인기가 높았다. 전체 입학정원 약 30%를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반으로 운영했다.
94학년도 수능 도입 이후 5년간은 자연계열이 강세였다면 99학년도 이후 5년간은 자연계열 감소시기로 볼 수 있다. 94학년도 수능 도입 후 10년간은 외고 진학, 국내 상위권 대학 법학·상경계열, 해외대 진학 등으로 상위권 학생 진학 루트가 형성됐다.
◇2004~2013년도, 문과↓·이과↑·이과중심 자사고 설립
2004학년도부터 2013학년도 중 자연계열 비율이 40%를 넘어간 해는 10년 중 2013학년도 단 일년뿐이다. 9년간 모두 30%대를 유지할 정도로 자연계열보다 인문계열 선호도가 높았다. 자연계열 비율은 연도별로 2004학년도 36.9%, 2005학년도 36.5%, 2006학년도 38.2%, 2007학년도 38.4%, 2008학년도 37.5%, 2009학년도 36.3%, 2010학년도 36.1%, 2011학년도 36.9%, 2012학년도 39.2%, 2013학년도 41.4%다.
당시 입시 변수는 2009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이다. 서연고(서울·연세·고려) 등 주요 상위권 대학이 인문계열 간판 학과인 법학과가 학부 선발을 하지 않고 법학전문대학원 체제로 모두 전환했다. 사실상 인문계열 간판학과를 고교 졸업 후 진학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인문계열 장점이 감소한 요인이다.
외고 출신에 대한 자연계열 진학 제한도 변수로 작용했다. 2000년도 초 인기 절정이였던 외고가 졸업 후 자연계열 진학 제한 등으로 선호도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 선호도가 높아지는 중요 변화였다. 2010학년도부터 이과 중심인 자사고가 만들어지면서 이과 선호도가 높아지는 계기도 됐다.
◇2014~2023년도 의대 선호 급상승, 의·약대 학부 선발
2014학년도부터 자연계열 선호도 상승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2014학년도부터 2023학년도까지 자연계열 비율은 40%를 넘어 2023학년도에는 50%까지 치솟았다. 30년전 94학년도 자연계열 비율 상황으로 되돌아왔다. 2014학년도 자연계열 비율은 41.2%, 2015학년도 40.9%, 2016학년도 41.7%, 2017학년도 45.7%, 2018학년도 47.8%, 2019학년도 47.6%, 2020학년도 45.8%, 2021학년도 46.3%, 2022학년도 48.9%, 2023학년도 50.0%였다.
자연계열 비율이 높아진 결정적 이유는 2015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학부 선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에게 의대 진학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상위권 학생에게 의대 진학 열풍이 일어나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2022학년도는 전국 모든 약대가 약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 학부 선발로 일제히 전환, 의·약학계열 선호도 상승의 추가 변수까지 됐다. 인문계열은 2009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설립 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2015학년도 서울 소재 고교 중 자연계열 비율은 수능 응시생 기준 서초구 세화고가 63.2%로 가장 높았다. 강남구 중동고와 휘문고가 각 63.0%, 강북구 신일고 62.9%로 1위~4위까지가 모두 자사고였다. 서울 25개 구별 자연계 비율은 강남구 44.2%로 가장 높았고, 서초고 41.8%, 용산구 40.1%, 양천구 39.8%로 강남·서초지역 자연계 비율이 높다. 2015학년도 서울 25개구 평균 자연계 비율은 36.4%다. 2015학년도 전국 시도별로는 충북지역 자연계 비율이 47.7%로 가장 높다. 대구 47.0%, 광주 46.6%, 울산 46.2%, 대전 46.2%, 전남 45.9% 순이다. 경기 37.3%, 서울 36.1%로 서울·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권이 자연계열 비율이 높다.
◇2024년도 이과비율 최대, 향후 10년 자연계열 전성기
현재 예측으로 2024학년도가 수능 도입 이후 31년만에 자연계열 비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열 비율이 높아지면서 주요대학 자연계열 진학이 인문계열보다는 어려울 수도 있다. 2023학년도 학생부 교과 기준으로 자연계열 서울권 소재대학 내신 평균 합격선은 2.15등급이고, 인문계열은 2.34등급이다. 자연계열 내신 합격선이 높게 형성됐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도 인문계열은 3.0등급인데 반해 자연계열은 2.64등급으로 내신 합격선이 더 높다. 정시 합격선도 수능 국·수·탐 평균기준으로 인문계열은 86.8점이 서울 소재대 평균 합격점수인데 반해 자연계열은 88.3점으로 높다.
의대 열풍 지속과 인문계열 대비 높은 취업률, 반도체·첨단학과·인공지능학과 등 정부·대기업 연계 학과 신설 등으로 자연계열 선호 현상은 가속화 할 전망이다. 지난 30년간 역사에 비춰볼 때 향후 10년은 자연계열 전성기 기간으로 예상된다. 인문계열 비율이 가장 높았던 2002학년도 67.7%였다. 앞으로 자연계열 비율이 이 수치 정도에 도달하거나 상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학이 이과 집중현상 속에서 문·이과 통합으로 문과 학생에게도 자연계열 진학에 물고를 터 줄지 관심이 주목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sungho7204@naver.com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