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수능이 처음 도입된 이후, 이과생 비율이 51.5%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지난 2일 에듀플러스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파크 2관에서 '2024 이공계 대학 입시 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280여명의 학부모가 참석해 이공계 대학 및 관련 학과 입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의약학과 다음으로 첨단·계약학과 선호도 높아”
“의약학과 다음으로 첨단·계약학과 등에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상최상위권 점수도 이 순서대로 수렴되고 있습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연고)가 의·치·한·약·수의대에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4 이공계 대학 입시 전략 설명회 연사로 참석한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생 비율이 높아지고, 이공계 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선호 대학 및 학과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임 대표는 '2024 수능전망, 상위권 대학 수시·정시 합격선 전망' 주제로 강연하면서 서연고 중도 탈락자가 작년 2131명으로 집계 돼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통합수능에 따른 인문 중도 탈락자가 2022년(456명)과 비교했을 때 688명으로 크게 늘었다”면서 “인문계열 중도탈락 증가 원인은 통합 수능에 따른 문·이과 교차지원, 이과 선호현상 등으로 인문계 상위권 학생 중 의학계열 또는 이공계열 진학을 목표로 중도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학의 계열 모집 현황도 자연계 모집 인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종로학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4년제대 권역별 계열 모집 현황도 자연계가 56.1%로 인문계 42.6%보다 높고, 주요 21개대 계열별 선발 현황에서도 자연계가 50.9%로 인문계 48.2%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임 대표는 올해 수능 이공계 대학 정시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올해 재수생이 34.1%로 95~96학년도를 제외한 가운데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재수생 가운데 이과생이 60.8%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이과생 재수생 비율이 높고, 서연고 중도탈락자까지 올해 수능에 가세할 경우 올해 최상위권 의약학과, 이공계 등의 경쟁은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현재 아이가 고1이기 때문에 올해 수능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강연을 듣고 보니 과거 명문대, 선호학과 등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과생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우리 아이도 이과를 선택했지만, 경쟁이 더 치열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 지원시, 학교 특성 살펴야”
이날 설명회에서는 '계약학과·첨단학과·과기원 이공계대 최상위권 입시 변화와 지원 전략' 관련한 강연도 열렸다. 오정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입학하면 취업까지 연계되는 계약학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각 대학별로 신설된 계약학과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계약학과는 경북대 모바일공학과,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과,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 서강대 시스템반도체학과,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학과, 성균관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연세대 시스템반도체학과,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학과,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KAIST 시스템반도체학과, GIST 반도체공학과, DGIST 반도체공학과, UNIST 반도체공학과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연세대 시스템반도체학과와 KAIST 시스템반도체학과가 각 1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모집인원이 가장 많다.
오 평가이사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 모집에 대해 설명하면서 각 대학별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하기 전에 학교별 전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KAIST, GIST, DGIST는 일반전형에서 과학고와 영재학교 선발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특성화 대학은 다른 일반 대학과 달리 수시 6번 지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지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대신 특성화 대학 가운데 6회 지원 제한이 있는 포스텍을 지원하려는 학생은 모집 요강을 세심하게 살필 것을 당부했다.
대입 수시와 정시 대비 전략도 공개됐다. 오 평가이사는 학생부가 수능보다 자신 있는 경우, 수시 중심으로 준비하고, 적정 또는 안정 지원을 할 것을 추천했다. 수능이 학생부보다 잘 나오는 학생은 정시 중심으로 전략을 짜고 수시를 넣을 경우 소신 상향 및 적정 지원을 할 것을 조언했다. 학생부와 수능이 양쪽이 비슷한 학생은 수시6, 정시 4의 비율로 대입 전략을 짜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말했다.
끝까지 설명회에 참석하고 개별 질문까지 한 학부모는 “올해 고3 아들이 이공계 학과를 지원하고 싶어해서 에듀플러스 입시 설명회에 참석했다”며 “전반적인 이공계 수능 전망부터 특성화 대학의 모집현황 등을 알 수 있어 입시 준비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