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앱 서비스…현지법인과 협력 의무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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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규제를 강화한다. 글로벌 개발사의 비즈니스 세부 정보를 제출하고, 현지법인 설립 또는 중국법인과 협력을 의무화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중국이 앱 시장에 '만리장성'을 쌓는 행보에 우려 시선을 보내고 있다.

5일 로이터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샤오미, 텐센트, 비보,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앱마켓은 충분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중국 앱 마켓에 새로운 앱 게재를 금지할 것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중국산업정보화부(MIIT)의 앱마켓 감독 규제 강화에 따른 조치다. MIIT는 앱 게시자가 앱 자체 정보를 넘어 중국에서의 사업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앱 출시를 금지하기로 했다. 뉴스, 출판, 교육, 영화, TV, 종교 등 분야에서 앱을 통해 인터넷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새로운 규제는 앱 개발사가 중국에 법인을 두거나 현지 회사와 협력하도록 한다. 앱 마켓은 앱 개발사가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화웨이 등 주요 중국 스마트폰 기업은 MIIT의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전담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증가하는 온라인 사기를 예방하는 등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는 명분을 들었다. 하지만 실상은 중국이 그동안 앱 마켓을 자유롭게 운영해오던 것에서 벗어나 앱마켓을 통해서도 체제를 위협하는 사상 유입을 막고, 중국 문화와 정치를 안정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국 앱 개발사를 보호하려는 의도도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기업은 중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앱을 게시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앱 판매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는 규정이 업계에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존 중국에서는 앱 마켓만큼은 장벽이 적었다. 하지만 글로벌 앱 개발사는 이제 자동차 등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현지 합작법인 설립 또는 협력을 강요받게 됐다. 스타트업 또는 개인 위주로 구성된 소규모 앱 개발사는 아예 중국 진출 길이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에서 2위를 차지하는 애플 행보도 관심사다. 애플은 당장 중국의 새로운 규제를 준수할지 여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은 게임 '판호' 발급을 제한하며 자국 시장을 보호한 전례가 있다. 게임을 넘어 전체 앱 시장으로 규제를 확산하려는 '앱 보호주의' 확산 움직임에 대해 글로벌 시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는 “중국이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해 앱마켓을 사실상 승인제로 운영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게임쪽 업체과 온라인기업이 중국에 많이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중국 규제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