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재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통신(ICT) 시장 수요가 침체되면서 해외에 공급하지 못한 재고가 늘고 있는 것이 주 원인으로 보인다. 소재·부품 시장도 덩달아 약세를 보이면서 올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이 전년 대비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가 최근 발간한 소부장 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8월 우리나라 소부장 수출액은 2157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66억달러와 비교해 409억달러 급락했다. 같은 기간 누적 무역수지도 2022년 798억달러에서 285억달러 줄어 올해 512억달러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2021년 3634억달러, 2022년 3737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던 소부장 수출액은 올해 3300억달러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98억달러를 기록한 무역수지는 1000억달러를 밑돌 것이 유력하다.
특히 올해 8월 기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재고가 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고객사 재고 조정이 이어지면서 직격타를 맞았다. 특히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웨이퍼 제조사들이 시장 수요에 맞춰 감산에 돌입하면서 장비 수출길이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4월 전년대비 204.1% 증가율을 보였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재고 증가율은 5월 207.9%, 6월 235.5%, 7월 226.3%로 늘고 있다. 8월 기준 재고 증가율은 285.3%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사는 반년 정도 재고 분량을 갖고 있다”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감산 흐름이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 재고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8월 한 달 기준 국내 소부장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1.2%P 증가한 4.0%를 기록하면서 희망을 내비쳤다. 출하 증가율도 2022년 8월 -4.8%에서 5%P 상승한 0.2%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 등 국내 수출업계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등 ICT 제품 수출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수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전공정 장비 투자액을 올해 대비 15% 반등한 9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세계 반도체 팹 장비 투자액은 올해 874억달러, 내년 840억 달러로 예상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글로벌 ICT 시장 수요 침체 원인
中 중심 고객사 재고 조정 직격타
1~8월 소부장 수출 409억달러↓
하반기 반도체 등 수출 활기 기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23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재고 증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