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콘티넨탈, 수천명 구조조정…“미래차 수익성 확보 더뎌 결단”

자율주행·전동화 적극 투자
영업이익률 2~3% 머물러
스마트 모빌리티 조직 개편
2025년까지 5700억 절감

독일 3대 자동차 부품사인 콘티넨탈이 2025년까지 4억유로(약 5700억원) 비용 절감을 목표로 자동차 사업(오토모티브) 부문 대규모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에 나선다. 완전 자율주행 도입이 계속 늦춰지는 등 미래차 사업 수익 실현이 애초 전망보다 더디게 진행되자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콘티넨탈은 기존 자동차 사업 부문의 6개 조직을 5개로 축소하고, 네자리수 중반대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대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최소 4000명에서 최대 6000명이 감원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콘티넨탈의 미래차 부품을 탑재한 콘셉트카.
콘티넨탈의 미래차 부품을 탑재한 콘셉트카.

지난 9월 말 기준 전 세계 57개국에 진출한 콘티넨탈의 전체 임직원은 20만3593명이다. 자동차 사업 부문에는 절반이 넘는 10만2574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법인인 콘티넨탈코리아도 구조조정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 사업장은 13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1871년 설립된 콘티넨탈은 지난해 매출 394억 유로(약 55조9100억원)를 기록한 세계 10대 자동차 부품사다. 이 가운데 매출 20조원을 올리는 자동차 사업 부문 구조조정을 결정한 것은 기대치보다 낮은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콘티넨탈은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R&D)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 왔다. 하지만 미래차 관련 부품 수요가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면서 콘티넨탈의 영업이익률은 수년째 2~3%에 머물고 있다. 경쟁사의 6~8%보다 낮다. 지금의 수익률로는 미래차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사 콘티넨탈.
세계적 자동차 부품사 콘티넨탈.

콘티넨탈은 자동차 사업 부문 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 구조를 간소화하기 위해 미래 모빌리티 분야 선행 개발을 맡아온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조직을 해체, 6개 조직을 5개로 통합한다. 5개 조직은 △아키텍처 및 네트워킹 △자율주행 모빌리티 △안전 및 모션 △소프트웨어(SW) 및 중앙 기술 △사용자 경험(UX)으로 구성한다.

당장 내년에는 구조조정 일환으로 기존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조직 일부를 다른 자동차 사업 조직으로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줄인 인력이나 비용은 상용차 전자장치와 서비스, 승용차용 액추에이터 솔루션, 자동차 애프터마켓 등 수익 실현이 가능한 사업에 투입한다.

필립 폰 히르쉬하이트 콘티넨탈 자동차 사업 부문 책임자는 “우리의 목표는 자체 자원으로 미래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만드는 것”이라며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판매부터 R&D, 생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콘티넨탈은 구조조정 세부 계획을 다음달 4일 열릴 투자자 행사 '콘티넨탈 자본 시장의 날'에 발표할 예정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