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이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국 선정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의 대통령 순방 일정을 동행하며 2030 엑스포부산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 동행 및 경제사절단 참여를 위해 최근 출국했다. 이들은 이번 주 영국 런던에 이어 프랑스 파리를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엑스포 민간유치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은 앞서 유럽에 도착, 사실상 파리에 상주하며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영국을 방문한 재계 총수들은 런던 현지에서 진행하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며 엑스포 부산 유치 홍보에 주력한다. 경제사절단은 반도체, 인공지능(AI), 우주,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총수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 이후 윤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본격적인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나선다. 지난 6월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 4차 프리젠테이션에 이어 4대 그룹 총수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총공세를 펼친다.
총수들은 비즈니스 네트워크 등 그동안 경영활동을 통해 쌓아온 '글로벌 인맥'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동시에 수많은 미팅을 진행하며 비즈니스 기회도 모색한다. 삼성, 현대차, LG 그룹 입장에서 유럽은 북미 다음가는 시장으로 엑스포 유치 활동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SK 역시 최 회장과 BIE 회원국 대표들과의 만남을 통해 에너지, 환경 등 인프라 분야 신산업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재계 총수들은 그동안 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다. 지난해 연말 이후 경쟁국 견제를 위한 보안 차원에서 대부분 활동을 비공개하며 물밑 행보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이 회장이 이달 초 태평양도서국포럼(PIF)를 찾는 등 개발도상국 등을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개최국 선정 투표 한 달여를 앞두고는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유럽에서 대규모 옥외 광고를 통해 부산을 알렸다.
재계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부산이라는 도시와 함께 회사의 브랜드를 함께 알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라며 “총수들이 1년여간 세계 각지를 돌며 진행한 미팅과 새로 구축한 네트워크도 향후 글로벌 비즈니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최종 투표는 오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5차 프리젠테이션 이후 진행된다. 투표에는 BIE 181개 회원국 대표가 참여한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