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가 그만의 트렌디함으로 자체정의한 12년 음악이야기를 들고 새로운 감성 집을 찾아나선다.
최근 서울 합정동 모처에서 6일(금일) 정규3집 'Zip' 컴백을 앞둔 자이언티와 만났다.
자이언티 정규3집 'Zip'은 2021년 12월 디지털 싱글 '선물을 고르며' 이후 2년만의 신보이자,2013년 2월 'OO' 이후 약 7년만의 정규앨범이다.
10곡 구성의 앨범 선두에는 피아노와 거친 아날로그 마이크, LP질감의 사운드를 포인트로 대중적인 분위기를 아우른 'How To Use(intro)'와 함께, SNS 속 리셋증후군을 주제로 한 담백한 영미팝 느낌의 Unlove가 선다.
또 재즈톤 컬러에 힙합 분위기를 강조한 슬롬 협업의 '모르는 사람', 담백한 인트로에 감미로운 재즈 분위기를 강조한 베니베넥 3세 협업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 등 재즈풍 음악, 빠른 속도감과 함께 00년대 시부야케 장르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AKMU 협업곡 'V(peace)', 무심한 듯 힘있게 이어지는 펑키리듬감의 'Not for sale' 등 레트로 장르 등 자이언티의 트렌디감각들이 중반을 차지한다.
이어 가장 짧은 트랙길이의 '투명인간', 한국 재즈뮤지션 윤석철과의 협업으로 완성된 '불꺼진 방안에서' 등 데뷔 초반부터 이어지는 자이언티 특유의 솔직담백 사운드와 함께, 달달한 겨울감이 느껴지는 어쿠스틱 포인트곡 '돌고래', 감성적인 엔딩테마의 발라드 '해피엔딩' 등 계절감에 어울리는 아웃트로격의 화려한 곡들이 후반부를 장식한다.
자이언티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앨범 속 면면을 공개하며, 솔로뮤지션이자 프로듀서로서의 새로운 공감 발걸음을 이야기했다.
-오랜만의 앨범발매 이유?
▲발매기준으로 보면 싱글은 2년전쯤. 앨범은 5년만. 팬데믹과 함께 음악동료나 회사지인들이 떠나기도 하고, 이러저러한 외적 슬럼프가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팀을 키워서 회사로 만드는 새로운 도전과 함께 아티스트로서의 일들을 고민하다보니까 시간이 지체됐던 것 같다.
-전체적인 앨범 메시지는?
▲5년간 수많은 싱글 타이틀과 함께 다양한 시도들을 많이 했다. 그 사이에서 이제는 할 이야기가 생겼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물이 이번 앨범이다.
초기의 날 것 느낌부터 대중적인 사운드나 소프트한 곡들 등 다양한 시도들과 팝스러운 느낌의 재즈컬러를 연결, 콘셉트만이 아닌 저만의 재즈를 제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10트랙 구성이 기존 자이언티의 음악서사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구성방식은?
▲좋은 시작을 맡아주는 인트로와 함께, 기존에 많이 없었던 해외아티스트와의 컬래버곡을 전면에 세웠다.
그러면서 재지한 느낌의 '모르는 사람'과 재기발랄함의 'V(Peace)' 등의 전환점을 두고 곡을 배치했다.
크게 보자면 낮과 밤의 흐름처럼도 볼 수 있고, 말씀하신 것처럼 해왔던 음악들의 흐름을 트랙별로 배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데뷔 초나 직전까지의 음악보다는 좀 더 풍성해진 사운드감이 돋보이는데?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같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프로덕션 능력이 좀 더 발전하면서 좀 더 밀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재지한 콘셉트를 표현했던 전과 달리, 이번에는 진짜 재지한 노래를 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했기에 더 그렇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재지함을 바탕으로 다양한 킬링포인트들을 더했다는 것도 좀 다른 것 같다.
-대표 타이틀곡 Unlove 뮤비 속 장면이 순환되는 듯한 스토리라인이 돋보인다.
▲광고를 주로 만든 네버마인드 프로덕션과 함께한 뮤비 속 스토리라인은 제가 직접 썼다. 이별에도 결벽증을 지닌 남자의 상상과 실제를 표현한 스토리라인이 조금의 변주와 함께 연결구도로 펼쳐진다.
짧은 트랙길이와 함께, 숏폼타입이나 나중에 추가발표할지 모를 스페드업 버전 등의 변주에도 곡 전반의 분위기를 담을 수 있도록 감안했다.
이러한 재미요소들은 최민식 배우님의 출연과 함께 중후한 느낌의 재즈컬러감을 표현할 '모르는 사람', 일본 풋티지 스타일과 함께 인기 일본 뮤지션들과 타나카씨가 출연하는 'V'까지 두 타이틀곡 뮤비 흐름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앨범 최적 청취시기?
▲총 트랙시간이 30분 남짓의 짧은 텀이다. 자고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마칠 때나, 어딘가로 잠깐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듣기 좋을 것 같다.
-늘 좋은 성적을 받았던 결과물들, 그에 따른 부담도 만만찮을 것 같은데?
▲매번 부담스럽기는 하다. 이번 정규앨범은 이러저러한 스케줄과 함께 5개월간의 짧은 과정을 거쳐 완성된 것이라 조금 더 부담스럽기는 했다.
하지만 좋은 음질로 지금의 제 목소리와 생각,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여타의 리메이크 없이 신곡으로만 채웠다.
아직은 젊은 감각이 남아있다 생각하지만, 나중에 20주년쯤 되면 리메이크를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새로운 활동계획?
▲기존까지는 콘셉트 중심의 무대였다면, 이번에는 음악에 집중해 라이브 콘텐츠나 음악토크 등에 집중할 것 같다.
또한 예능활동에 나선다면, 음악과는 또 다른 톤의 모습으로 다가설 것 같다. 뭐든 열심히 하려고 한다.
-스탠다드 프렌즈를 세운 지 2년째다. 경영자로서의 소회는? 또 아티스트로서는 더블랙레이블 소속으로 활동하는 이유?
▲12년간 활동하면서 솔로아티스트로서의 생존 노하우가 제게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처럼 솔로 아티스트의 수요나 비전이 높아질 거라고 예상되는 가운데, 그를 위한 기반을 만들고 싶었다.
패기로 시작해서 많이 깎여나가고 있지만 조금씩 목표도 분명해지고 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블랙 아티스트로서의 활동은 초창기 멤버로서의 비전과 테디 PD를 향한 믿음, 경영자로서의 롤모델 현장 둥 여러 이유가 있다.
-기대하는 새 앨범 목표점?
▲스트리밍 플랫폼 점유율 구도나 차트 비중을 봤을 때 과거만큼 깊게 연연할만한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차트순위보다는 아티스트 본연의 브랜드 컬러를 형성하는 것과 그 지속성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번 앨범은 기존까지를 0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세대와의 교감 속 1을 세우는 첫 작품 격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이언티의 브랜드 색감은?
▲각기 다양한 매력의 뮤지션들 가운데서 완성도 있는 한 상차림의 존재로서 서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시즌이 지났을 때 이지리스닝 음악 릴레이를 거듭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 기준에는 '우아함'과 '세련됨'이 깔려있었으면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