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2024년 정기인사를 통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주요 사업을 진두지휘 해 온 부회장단을 2선으로 물렸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 부회장이 명실상부 그룹 2인자로 등판한 가운데 대규모 세대교체까지 단행,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큰 변화를 선택했다.
이번 인사로 '최태원·최창원' 체제가 본격화한다. SK수펙스추구협회 의장으로 선임된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최태원 현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으로 1994년 SK그룹의 전신인 선경그룹 경영기획실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SK그룹은 최 창업회장의 차남인 최신원 전 회장이 SK네트웍스를, 3남인 최창원 의장은 SK디스커버리를 각각 맡아 경영하는 체제를 유지해왔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최고 협의기구로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20여곳이 참여하는데 의장은 사실상 '그룹 2인자'로 통한다.
최 의장의 등용은 부회장단이 2선 후퇴하는 가운데 혼란을 최소화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부회장단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기면서 발생할 충격파를 중량감 있는 최 의장 선임으로 최소화했다.
부회장단 전원이 유임한 지 일 년 만에 동반 퇴진한 것은 최태원 회장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최 회장은 그동안 세대교체·쇄신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왔다.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서든 데스'(돌연사) 위험을 언급하며 일부 계열사의 투자 실패를 질책한데 이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선 “새로운 경영진에도, 또 젊은 경영자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의중을 밝힌 바 있다.
신임 경영진은 불확실성이 가중된 경영환경에서 성과창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지게됐다.
한편,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은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SK바이오팜은 사업개발본부 산하로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 편성하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최 본부장은 통합 조직을 이끌며 사업 개발과 전략 투자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