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벤처투자 혹한기에도 상장한 벤처캐피털(VC)들이 주가 관리에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9개 상장 VC 중 절반 이상이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 린드먼아시아, 미래에셋벤처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 등 10개 VC가 올해 초 대비 주가(22일 종가 기준)가 상승했다.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우리기술투자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두나무와 그 자회사 람다256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며 수혜를 입었다. 올해 초 주가 3675원에서 22일 종가 6340원으로 70% 이상 올랐다.
투자 시장 위축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간 VC 역시 주가 호조세를 이뤘다. 지난 9월 8600억원 규모 '에이티넘성장조합2023'을 결성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연초 주가 2505원에서 22일 종가 2975원을 기록했다. 에이티넘은 올해 투자사인 애니젠, 컨텍 등이 상장하며 회수 작업이 예상된다. 한 펀드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는 '원 펀드' 운용 전략을 고수하는 에이티넘은 최근 서비스·플랫폼, 딥테크, 바이오·헬스케어 등 부문별 대표 체제를 도입해 투자 전문성을 강화한다.
지난 10월 초기기업 전용 투자조합으로는 이례적인 6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한 스톤브릿지벤처스 역시 연초 주가 4380원에서 22일 종가 5940원으로 크게 올랐다. 스톤브릿지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540억원을 회수했다. 스톤브릿지는 연내 약 2000억원 규모 투자조합 결성을 앞두고 있다.
넥스틸·코어라인소프트·시지트로닉스 등 투자사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아주IB투자, 뮤직카우·오케스트로 등에 대규모로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도 주가가 선전했다.
반면 L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 올해 증권시장에 입성한 VC 주가는 부진했다. 지난 3월 공모가 5100원에 상장한 LB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첫 날 8450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22일 주가는 4560원이다. 캡스톤파트너스 역시 지난달 공모가 4000원에 상장 후 11200원까지 도달했지만 현재는 4065원으로 내려왔다. 기관투자자가 곧바로 주식을 매도한 탓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파두 사태'로 기술특례상장 문턱이 높아진 점이 회수가 필요한 VC에게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에도 투자사 상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HB인베스트먼트는 이달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20번째 상장 VC에 도전한다. 액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도 최근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우리기술투자, 연초보다 70%↑
두나무·람다256 지분 보유
비트코인 가격 상승 혜택 입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도 호조
애니젠·컨텍 상장…회수 예고
스톤브릿지, 2000억 펀드 결성
오픈엣지 지분 매각 540억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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