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은 통신사가 오래동안 잘해왔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SK텔레콤은 고객의 통신·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인공지능(AI) 기술로 향상시키기 위해 AI 개인비서(PAA) 서비스를 추진합니다. SK텔레콤의 PAA는 글로벌 협력으로 한국어 한계를 극복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 글로벌 AI 서비스로 발전할 것입니다.”
김용훈 SK텔레콤 AI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전자신문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한 MWC24 바르셀로나 포럼에서 SKT의 AI 서비스 전략을 이같이 소개했다.
◇생성형AI 서비스 시대 열려
김 부사장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능력을 활용하는 거대언어모델(LLM) 등장으로 AI가 폭넓은 사전훈련 없이도 답을 얻을 수 있도록 고도화하며 서비스 진화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사장은 “현재 생성형 AI의 표현 능력은 언어에서 이미지, 영상 등 미디어까지 다루도록 진화하며 매우 높은 범용성과 확장성을 가지게 됐다”며 “이같은 기술은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개인화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나를 위해 준비된 똑똑한 비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AI 활용 방식과 관련,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글로벌기업이 제공하는 파운데이션(기초 모델을 활용하거나, 다양한 오픈소스 모델을 필요한 서비스에 맞게 튜닝하는 소형 언어모델(sLLM)을 사용하는 방식)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상용화된 AI 서비스 유형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오피스 등 생산성을 높이는 모델 △챗GPT와 같이 궁금한 정보를 알려주는 정보형 어시스턴트 △개인에게 최적화한 캐릭터 등을 만들어주는 동반자형 서비스로 정리했다.
◇커뮤니케이션 기업 SK텔레콤, AI 피라미드 전략으로 승부수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SK텔레콤은 AI피라미드 전략을 수립했다. 통신사로서 보유한 자산과 서비스 모델을 AI 시대에 맞게 재정립해 AI회사로 나아가는 이정표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김 부사장은 “인프라를 의미하는 피라미드 1층은 AIDC와 AI반도체, 네트워크 등 기존 강력한 자산을 AI화하려는 노력”이라며 “피라미드 2층은 AI 역량을 활용해 기존 유무선 통신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AI화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에이닷으로 대표되는 실제 최종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AI서비스가 위치한다”고 소개했다.
AI피라미드는 글로벌을 지향한다. 김 부사장은 “SK텔레콤은 오래전부터 자체 LLM을 만들어왔지만, 이제 내부 프로젝트만 고집하기에는 시간과 자원 한계가 명확하다”며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엔트로픽 1500억원 투자와 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기업과 텔코얼라이언스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경쟁사들이 시장을 헤쳐가는 방식을 볼 때 MS는 오피스에 AI를 덧입힌다거나, 구글은 AI로 검색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봤다”며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통신사의 주력분야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후, 궁극적으로 우리가 가고자 하는 AI 개인비서 서비스로서 가는 게 옳다고 판단,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거버넌스·인력 문제는 사회적 과제
AI 정책과 관련, 김 부사장은 AI 거버넌스 확립과 인력 확보를 시급한 과제로 손꼽았다.
그는 “AI 서비스를 하다 보면 당연히 거버넌스 문제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AI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의 공유성, 데이터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용을 할 것인지,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어떻게 공정하게 유통·활용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부사장은 “AI 테크와 AI 고객 경험에 대한 이해율이 높은 직군들이 시장에 많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부분을 교육시키기 위한 커리큘럼, 재교육 등에 대해서도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많은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