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변할 때를 노린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한문장으로 정리한 퀄컴의 핵심 전략이다. 산업이 급변할 때 시장에 진입해 성장을 주도하는 동력이 되겠다는 것이다.
올해 초 기존 CFO에서 COO까지 역할이 확대된 그를 전자신문이 만났다. COO는 본사 운영은 물론 전 세계 있는 퀄컴 지역 법인(지사) 사업을 총괄한다. 그는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 인공지능(AI), 자동차, 사물인터넷(IoT)을 퀄컴의 미래 먹거리로 꼽았다.
◇ 스마트폰 기술 확장
“스마트폰은 퀄컴의 가장 중요한 사업 분야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후 전략이 바뀌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을 위해 만든 첨단 기술을 새로운 영역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퀄컴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최강자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40%(매출액 기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퀄컴 성장을 이끄는 핵심 사업인 건 분명하지만 시장은 변화하고 있고, 퀄컴도 달라지고 있다는 게 팔키왈라 COO(CFO)의 설명이다.
그는 “퀄컴이 스마트폰용으로 개발했던 기술이 PC·자동차·IoT 기기에서도 매우 중요해졌다”며 “모든 영역에서 통신과 저전력 데이터 처리 기술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팔키왈라 COO는 '온디바이스 AI'를 예로 들었다.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기기에서 자체 AI 연산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거치지 않고 기기 끝단에서 처리해 '엣지 AI'라고도 불린다.
AI는 워낙 연산량이 많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 AI 모델을 계속 실행하면 배터리가 견디기 어렵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저전력 기술이다.
팔키왈라 COO는 “퀄컴이 보유한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술은 온디바이스 AI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엔진으로, 극도로 낮은 전력으로도 AI를 실행할 수 있다”며 “퀄컴이 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장으로 확대 중…韓 완성차와 자율차 협력
자동차 변화는 전기·전동화와 디지털화다. 퀄컴은 특히 디지털화에 주목하고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라는 솔루션을 확보했다. △5G·와이파이·블루투스 등 무선 통신기술(텔레매틱스) △인포테인먼트 등 디지털콕핏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등을 위한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로 구성됐다.
팔키왈라 COO는 “자동차가 진화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칩과 유사한 반도체가 필요해지고 이를 통해 퀄컴 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할 수 있게 됐다”며 “퀄컴은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매우 강력한 입지를 확보했고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대 중이다. 완성차 업체에 무선통신 칩을 공급했고, 최근에는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디지털콕핏 칩도 납품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팔키왈라 COO는 “ADAS·자율주행 분야에서도 협력을 논의 중”며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생태계 전체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 IoT 역시 퀄컴에 큰 기회로 보고 있다. 기기(엣지)에서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면서 이를 관리하고 처리할 솔루션을 퀄컴이 제공할 수 있다고 팔키왈라 COO는 자신했다.
퀄컴은 최근 국내 스마트솔루션 전문기업 진코퍼레이션과 협력, 물류 통합 관제 플랫폼을 출시하기도 했다. 기기와 통신하고 추적·관리하는 클라우드 솔루션 '퀄컴 어웨어'를 접목했다. 이 플랫폼은 국내 축산물 유통 업계에 적용된다.
팔키왈라 COO는 한국과의 협업이 지속 확대되길 기대했다. 한국에는 삼성과 LG, 통신3사 등 오랜 파트너십도 있지만, 퀄컴이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면서 고객 저변을 넓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은 퀄컴에 많은 것을 준 나라”라며 “퀄컴도 한국에 많은 것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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