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공사업계의 숙원 사업이던 정보통신 유지·보수 제도가 제대로 안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술형 입찰이라는 편법으로 진행되는 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 개악을 저지하고, 정보통신인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회원을 섬기는 협회, 투명하고 열린 협회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이재식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장은 지난 1일 제24대 협회 중앙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이 회장은 △업계 위상강화와 회원사 이익창출 △최상의 경영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실질대책 마련 △회원사 의견수렴 시스템 강화 △청렴하고 신뢰받는 열린 협회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다.
정보통신공사협회는 지난해 숙원 사업이던 정보통신 설계·감리제도 개선과 유지보수·관리제도가 도입되며 성과를 냈다. 이 회장은 “제도 취지에 맞게 국가적인 정보통신 인프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기여하며,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협회차원의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공사업은 경기침체 속에 통신공사업 통합 발주를 확대하려는 타산업의 견제와 도전에 직면했다. 이 회장은 “편법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통신공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신사업 개발도 지속하겠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과의 일문 일답.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장에 당선, 취임했다. 첫 활동과 소감은.
▲우선 회원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 3년간 우리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 중앙회장으로서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 내야 하는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3월 1일 임기 시작 이후 현안과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면담, 국회 여야 핵심 의원들도 만났다. 전국 시·도회장들의 이·취임식에도 참석해 축하를 나누고 3년 간의 임기에 앞서 새로운 각오와 결의를 다졌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준의 ICT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한 선배 정보통신인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정보통신인들은 현장에서 불철주야 기업 경영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성장을 준비하겠다.
-정보통신공제조합 이사장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공제조합 업무는 금전적인 부분, 자금 운용에 주력했다. 중앙회는 회원사 위주, 실질적인 정책 업무가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부처와 관계법령 협의, 정책건의 등 회원사 권익을 지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정보통신공사협회 현황은.
▲정보통신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과기정통부 산하 비영리 특수법인이다. 산·학·연이 실질적으로 연계된 협회다. ICT분야에서 시설공사와 관련된 유일한 협회다. 1만2000여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창립 당시 19억원에 불과했던 정보통신공사 실적은 2023년기준 19조7000억원에 이른다. 전국 11개 시·도회와 세종출장소로 구성된 협회를 비롯해 ICT폴리텍대학,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정보통신신문사, 2020년 법인 분리된 안전기술원까지 통신인프라와 관련된 다양한 산·학·연이 함께하고 있다.
-협회 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핵심 공약은 무엇인가.
▲협회가 ICT 산업 중추로서 성장을 견인하고,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4대 실천 과제를 수립했다. 과제는 △업계 위상강화와 회원사 이익창출 △최상의 경영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실질대책 마련 △회원사 의견수렴 시스템 강화 △청렴하고 신뢰받는 열린 협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공약으로 제시한 업계 위상 강화와 회원사 이익창출 구체 방안을 소개해달라.
▲올해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유예, 분리발주제도 수호 등 당면 과제들이 많다. 분리발주 수호와 소규모 공사의 대기업 입찰 참여 제한 제도 강화, 무자격자의 시공 근절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자 한다. 표준품셈 적용 의무화를 통신 3사와 민간 부문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또, 올해 7월 정보통신설비 유지보수·관리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제도의 안정적인 조기 정착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중대재해처벌법과 급변하는 공사업 환경 변화 속에서도 업계가 성장 궤도를 지킬 수 있도록 실천 방안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협회 회원사 경영환경 개선 방안은.
▲현재 협회 회원사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공사 수주, 인건비 상승, 인력 수급이다. 근로자 재해보험과 배상책임 보험 등 회원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손해보험을 도급비용에 포함할 수 있도록 의무보험 제도 법제화를 추진할 것이다. 중대재해와 보건업무를 전담하는 안전보건업무 부서를 신설해 경영 환경개선을 지원할 것이다.
-의견수렴 시스템 개선과 열린협회 추진 방안은.
▲회원의 목소리가 협회 운영과 제도 개선 사업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협회와 조합뿐만 아니라 전국 시·도회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동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다. 지역협의회·동호회를 지원할 것이다. 현재 골프대회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다양한 확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회원들이 상호 간의 소통과 화합을 늘리는 방향이 될 것이다. 장학사업 확대, 회원 권익 보호 및 복지 전담 조직 신설로 더욱 실효성있는 복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청렴하고 신뢰받는 협회로 거듭나기 위한 '열린 협회'로 개혁을 약속했다.
▲각종 회의결과 등 세부적인 경영정보를 회원에게 공시해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다. 협회를 비롯한 산하조직의 비현실적 조직을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재정비할 계획이다. ICT폴리텍대학, 산업연구원, 정보통신신문, 안전기술원 등의 경영에 협회 임원진이 참여토록 할 것이다. 임·직원 협의 시스템을 도입해 협회 운영에 내실을 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
-지난해 정보통신 설계·감리제도 개선, 정보통신 유지보수·관리제도 도입 입법에 성공했다. 후속 과제와 협회의 추진 방향은 무엇인가.
▲두 제도는 오는 7월 19일부터 시행된다. 정보통신설계·감리 수행자격 개선은 업계가 20년 이상 추진해 온 숙원사업이다. 정보통신 전문가가 건축물의 설계·감리단계부터 참여해 고품질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통신망 안전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도가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발주기관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발주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다.
-정보통신 유지보수·관리제도 준비 상황은.
▲과기정통부는 정보통신 유지보수·관리 대상과 인력 자격 등 기준을 마련하는 정보통신공사업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고시 제·개정을 추진 중이다. 제·개정안은 4월 입법예고 예정이다. 입법예고가 되는대로 공청회를 개최한다. 협회는 제도가 잘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통신망 안정을 위한 제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협회는 국민의 안정적 통신을 위해 최대한 많은 정보통신 설비를 유지·보수 의무화 대상으로 해야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제도 확정에 발맞춰 이를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시행령·고시 등이 확정되면 유지보수·관리제도와 관련된 세부 확정사항을 회원사에 안내하기 위한 브로셔 제작 등 홍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중적인 인식 제고를 위한 IPTV 광고 송출 및 라디오 광고 등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통해 이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올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핵심 현안이 있다면.
▲최근 건설업계와 국토교통부가 일괄입찰(기술형 입찰)의 경우 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 예외사유에 포함될 수 있도록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즉, 건설사가 건축공사와 통신공사를 '턴 키'로 발주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보통신공사 분리발주 제도는 1971년 '정보통신공사업법' 제정 당시부터 규정됐다. 중소 공사업체의 육성·발전과 시공품질 향상에 핵심적 기여를 했다. 엄수돼야 할 제도다. 이에 협회는 앞으로도 종합건설업계의 분리발주 제도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기술형입찰이라는 편법을 통해 발주기관이 일괄입찰 형태로 발주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
-협회 발전 방안과 회장으로서의 비전에 대해 말씀한다면.
▲'회원을 섬기는 협회'라는 비전 아래 다음 세대를 위한 대내외 위기상황 타개와 ICT 융복합 환경 가속화에 따른 발전 방안 모색에 집중할 계획이다. 협회는 국회와 정부에 업계발전을 위한 건의 사항을 지속 전달하고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과 공사업계 핵심 과제에 대한 논의를 지속한다. '회원사에 의한, 회원사를 위한 협회'로서의 기본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통신공사업의 먹거리가 포화되어 간다는 위기감도 있다. 통신공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신사업을 개발에도 힘쓰겠다.
-이같은 비전에 부합하게 가장 먼저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우선 정보통신공사업 업역을 보호하고 표준품셈 적용 의무화와 시중노임 현실화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가장 먼저 개진하고자 한다. 특히 민간의 표준품셈 적용 기반을 만들어내기 위한 입법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현재 표준품셈 이용은 권고사항이다. 공공발주에서만 적용하고 민간발주 공사에서는 표준품셈보다 적은 금액으로 공사원가비가 산정되는 실정이다. 표준품셈 적용이 민간발주 공사까지 적용된다면 적정공사비가 투입돼 정보통신공사의 품질 향상과 국민 생활 편의 향상, 업계가 한층 발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올해 1월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가 어려워지며 회원사 경영 여건 악화가 우려된다. 경영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한 부서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ICT융복합 시대를 선도할 로드맵을 마련하겠다. 정보통신공사업 등록·기술자·감리원 자격 및 수수료 납부 기준을 개선하는 등 회원사 경영지원 시스템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조직 개혁 방안은.
▲합리적인 협회 운영을 위해 조직을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재정비해 운영할 계획이다. 과도한 조직의 비대화는 조직의 비효율성을 증대시킨다. 우리 협회 또한 시대 흐름에 맞춰 조직을 슬림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유사 기능은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협회 조직의 효율성 제고한다. 회원 서비스질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말은.
▲회원들에게 약속한 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임기 3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매순간 최선을 다할 것이다. '회원을 섬기는 협회' '투명하고 열린 협회'로서 충고와 질책은 경청하고 받아들여 협회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을 것이다. 협회가 회원들을 위해 피부에 와닿게 협회가 활동을 해주는구나 느낄 수 있도록 정책 활동에 더해 정서적인 면과 소속감까지 가질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다.
○…이재식 회장은
1997년 한길정보통신을 설립한 데 이어, 2004년 한길 통신 대표이사를 역임한 정보통신공사 전문가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강원도회와 중앙회, 정보통신공제조합 등에서 두루 활동했다. 2012년에는 협회 강원도회 회장에 선출됐고, 2015년 협회 중앙회 이사, 2018년 정보통신공제조합 감사를 거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보통신공제조합 이사장을 역임했다. 오랜 정보통신공사업과 협회 경험을 바탕으로 통신공사업을 발전시킬 적임자로 평가받아 제24대 정보통신공사협회장으로 선출됐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김민수 기자 m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