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삼성 '의료기기' 사업…'의료·바이오' 3대 축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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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의료기기 사업이 사상 첫 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의료기기까지 순항하며 투자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은 인공지능(AI) 역량 확보와 해외 진출 확대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매출액 5174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3.6%가량 늘어난 86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의료기기 및 병원 설비 전문 전시 '제39회 국제 의료기기 & 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24)'에서 참관객이 삼성헬스케어의 초음파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국내 최대 의료기기 및 병원 설비 전문 전시 '제39회 국제 의료기기 & 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24)'에서 참관객이 삼성헬스케어의 초음파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삼성메디슨 호실적은 제품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 확대가 주효한 덕분이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중급형 신제품 'V6'을 중심으로 기존 프리미엄 'V8'과 'V7'까지 고르게 매출이 증가했다. 영상의학과 모델 'RS85'에 2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니터 적용, 산부인과 모델 'W10'에 태아 성장상태를 정밀 진단하는 고해상도 프로브 장착 등 주요 제품 버전 업데이트로 경쟁력을 키운 점도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됐다.

특히 중국, 동남아를 필두로 한 아시아 지역과 중남미,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성장이 큰 도움이 됐다. 실제 지난해 아시아 지역 매출은 20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나 증가했다. 중남미(16.6%), 중동 및 아프리카(29.6%) 등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두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북미·유럽 시장 매출을 상쇄했다.

삼성메디슨은 올해 유럽 등 대형병원 수주에 집중하는 동시에 동남아, 중국, 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 공략도 병행할 예정이다. 우선 이달 초 출시한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RS85 프레스티지'를 주력으로 내세운다. 이 제품은 초음파 검사 과정에서 지방간, 간경화 정도를 AI가 알려주는 '리버 솔루션' 기능과 유방 병변 확인, 악성 여부까지 알려주는 '라이브 브레스트 어시스트' 등 AI 기능을 집약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한 대대적인 전문 인력 충원도 시작했다. 매년 경력직을 채용했지만 연 초부터 전방위 채용은 이례적이다.

현재 채용 분야는 영상제어 프로그램 개발, IT 솔루션 개발, 영상 AI 개발 등 소프트웨어(SW) 영역은 물론 △국내외 개발·교육 임상 △해외영업 △제품기획·운영 △현지화 기획·운영 등 20개 직무다.

삼성메디슨 연간 실적 현황(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억원)
삼성메디슨 연간 실적 현황(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억원)

특히 중국 인허가 전문 인력을 채용하면서 올해 중국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4일 코엑스에서 열린 KIMES 2024에서 삼성메디슨은 중국의사협회장과 사업을 논의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올해는 프리미엄과 중대형 신제품 출시로 라인업을 보강하고 주요 국가에서 우수한 인력 영입, AI 진단보조기능을 활용한 차별화로 사업기회를 지속 발굴하겠다”면서 “자국산 우대정책 대응을 위한 현지생산 고도화, 동물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판매 저변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메디슨의 도약으로 삼성 신수종 사업인 '의료·바이오' 육성 결실이 빛을 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인수 후 세 차례 연간 적자에 빠지는 등 부침을 겪었지만 재기에 성공하면서 바이오 계열사(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3대 축으로 역할을 굳건히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