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2학년5반 동료들 만난 첫 매체현장, 많은 배움과 공감의 기회” 배우 이다경이 '피라미드 게임' 속 열연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서초구 전자신문 사옥에서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 속 배우 이다경와 만났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의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 드라마다.
이다경은 극 중 '피라미드 게임' 어플 개발자인 윤예원 역으로 분했다. 프로그래머로서의 빠른 이해와 판단력을 바탕으로 한 기회주의적이면서도 자신만만한 성격을 현실감있게 표현, 시청자들에게 호평받았다.
또한 김지연(성수지 역), 장다아(백하린 역) 등 주연들은 물론 25인의 배우들과의 호흡을 통해 주체적 성격을 회복하는 극적 분위기를 형성, 몰입감을 이끌었다.
이러한 모습은 '피라미드 게임'의 화제성과 함께, 2020년 연극 '옥탑방 고양이' 이후 첫 매체연기 도전을 통해 본격적인 걸음을 이어갈 이다경을 향한 관심과 응원릴레이로 연결되고 있다.
이다경은 다정하면서도 유쾌한 모습과 함께, 캐릭터 '윤예원'과 현실 자신의 시선을 오가며 '피라미드 게임'을 추억했다. 또한 이를 토대로 한 적극적인 행보를 다짐했다.
-매체연기 첫 작품, 캐스팅 에피소드는?
▲웹툰 원작을 정말 재밌게 봤어서 기대했다. 오디션 당일 아침 교복을 빌려입고 화장도 거의 안한 상태로 갔었는데, 옛날로 돌아간 듯 설렜다.
현장에서 맡고 싶은 역할을 물어보시는 말에 서도아 역을 말씀드리기도 했는데, 원작 캐릭터보다 키가 좀 큰 탓에 결국 예원이가 됐다(웃음)
-윤예원으로의 캐릭터준비?
▲작가님께서 ENTP 성향의 프로그래머라는 간단한 성향정리와 함께, '강단과 유머러스가 함께 있는 친구'이기를 바란다고 말씀주셨다. 그에 필요한 새로운 것들을 공부하면서 원작에 없는 예원이의 색을 채워갔다.
원작 속 처피뱅 단발에 맞게 중학교 이후 처음 짧게 앞머리를 잘라 괜히 부끄럽기도 했지만, 컴퓨터를 많이 하면서 생기는 거북목 자세나 캐릭터에 걸맞는 말들을 고민하면서 캐릭터가 점점 만들어가다보니 정말 재밌었다.
-이다경이 해석한 윤예원은?
▲'피라미드게임 어플 개발자이면서도, 늘 D등급인 친구'라는 것이 의문점이었다. 캐릭터준비를 하면서 기회주의적이면서도 순종적이지 않은 강한 개성의 캐릭터임을 깨달았다.
그러한 성격들이 성수지 주도의 피라미드게임 중단 노력과 함께 적극적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연기하는 저로서도 뿌듯함을 느꼈다.
-신인배우, 또래들이 많았던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비교적 장거리로 떨어져있었던 촬영현장들과 함께 비슷한 또래의 여자친구 25명이 학교물 특성상 계속 한 공간에 있게 되니까 정말 고3 여고반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각자 교복주머니에 사탕이나 젤리 같은 간식을 챙겨서 나눠먹기도 하고, 편하게 모르는 것들을 물어보는 등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곤 했다. 2차 오디션때 함께 했던 김세희(표지애 역) 배우부터 정하담(고은별 역), 권이수(주승이 역), 도지우(차선주 역) 등 주변에 있던 동료들은 정말 같은 반 친구같았다(웃음)
-김지연(성수지 역), 장다아(백하린 역) 등 두 배우들과의 만남은 어땠나?
▲바삐 돌아가는 현장에서 자신의 것을 놓지 않고 이끌어가는 힘이 대단했다. 연기뿐만 아니라 현장에 필요한 자세나 태도까지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지연언니와 함께하는 신들은 정말 큰 의지가 됐다. 일례로 과녁피구 신에서 공을 전달받는 장면에서 '충분히 갖고 가고 싶은 만큼 감정을 느끼고 하라'고 했던 조언은 정말 큰 힘이 됐다.
-이다경이 생각하는 핵심장면?
▲모든 순간들이 다 기억나지만 과녁피구 신이 강렬하게 기억난다. 며칠에 걸쳐 촬영된 그 장면들 속에서 캐릭터에 몰입한 배우들의 눈빛과 분위기, 그를 담아내려는 감독님과 스태프분들 모두의 노력들이 잘 어우러진 장면이라 생각한다.
또 피라미드게임 수기투표 신은 원작과는 다른 강단과 유머가 공존하는 예원으로서의 첫 포커스를 보여줬던 장면으로,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라는 대사를 준비하던 과정과 그를 바라보던 어린 동료들과의 기억이 남아있다.
여기에 데이터 공개를 요청한 하린과의 대립신은 물에 빠진 노트북과 484만원 등의 포커스와 함께, 예원으로서의 격한 감정을 드러냈던 지점이라 기억에 남는다. 각각 신들은 '내가 만든 것'에 대한 자부심부터 하린의 억압에 따른 변화, 수지와의 교감 등 예원의 변화단계들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윤예원과 이다경, 어느 정도로 닮아있나?
▲사실 많이 닮지는 않은 것 같다. 쉽게 순종하지 않는 예원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저는 상황들을 단순화하고 유연하게 생각한다. 또 PC방이나 게임을 많이 즐기지 않는 편이다(웃음).
그러한 대비점이 오히려 연기에는 재밌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내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는 법 또한 배운 것 같다.
-다들 명확한 캐릭터, 그 가운데서도 직접 해본다면?
▲(정)하담 언니(고은별 역)와 직접 이야기를 했었는데, 정말 반전되는 매력이 있는 고은별이나 (방)우이(하율리 분) 등을 해봤으면 어땠을까 싶다.
초반의 찌질함과 A등급 이후의 반전, 그 반대상황까지 대비되는 캐릭터감을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이다경에게 '피라미드 게임'이란?
▲소중한 선물이다. 과연 내게 맞는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을까 헤매던 순간 다가온 이 작품은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했고, 현장에 대한 교훈을 줬다.
완벽한 연습 뒤에 한 호흡으로 이어가는 연극, 몇 개월간 촬영하고 편집해서 나오는 매체연기 모두가 인물이나 세상을 매력있게 표현하는 것은 동일했다.
아직은 모르는 것도, 부족한 것도 많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2학년5반 동료들을 만나고 인연을 맺게 된 것, 시청자분들 앞에 서게 된 것은 정말 크다.
-첫 매체연기, 스스로 등급을 꼽자면?
▲A가 되고싶은 B등급(웃음). 현장 스태프 분들이 신인 배우로서 이렇게 현장에 많이 머물며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오랜 시간동안 한 공간 안에서 스태프분들의 움직이는 모습이나 배우들의 자세들이 어떠한지 지켜보고, 어떠한 호흡을 갖고 가야하는지 알게 된 소중한 기회라 생각한다.
-새로운 시작점의 이다경, 계획은?
▲앞으로 또 만날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피라미드 게임'에서는 제게 주어진 몫들을 해내는 데 집중했다면, 다음 현장에서는 순간순간을 좀 더 느끼며 감정들을 더욱 담아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최근 본 조정석-신세경 선배의 '세작'처럼 여러 장르의 색다른 호흡들도 거듭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연기자 롤모델은?
▲김혜수 선배다. 배우로서의 연기역량은 물론, 후배들이나 주변인들을 잘 챙기고 사회적으로도 생각이 큰 사람들, 인간적인 멋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의 각오
▲풀어야할 숙제도, 배울 것들도 많다. 그러한 것들이 여전히 기대된다. 성실하게 하나하나 해내며 쌓다보면 더 나은 배우이자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기를 향한 사랑과 열정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렇게 긍정적으로 끈질기게 노력하는 배우 이다경이 되고 싶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