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노미터(㎚)대 반도체 구현을 위한 기술 경쟁이 시작됐다.
인텔 파운드리는 18일 미국 오리건주 힐스보로 공장(팹)에 ASML이 만든 '하이 NA EUV 장비(트윈스캔 EXE:5000)'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하이 NA 장비는 빛 집광 능력을 뜻하는 렌즈 개구수(NA)를 기존 0.33에서 0.55로 끌어올린 차세대 노광 장비로, 2㎚ 이하 초미세 회로구현에 필수로 여겨진다. 인텔이 지난 2월 전세계 반도체 업계 최초로 납품받았다.
인텔은 하이 NA 장비를 활용하면 기존 EUV 장비 대비 최대 1.7배 미세한 노광이 가능, 반도체 칩 집적도를 2.9배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회로 미세화로 전보다 더 뛰어난 성능의 첨단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도 많아져 생산성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
인텔은 1㎚나노급 공정 진입을 위해 하이 NA 장비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양산 예정인 1.8㎚급(인텔 18A) 공정에서 제품 검증 등 테스트를 추진하고 2027년 양산하는 1.4㎚급(인텔 14A) 공정에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인텔이 하이 NA 장비를 갖추게 되면서 반도체 업계 내 최선단 공정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선언한 뒤 초미세 공정 전환에 총력을 기울였다. 시장 선두주자인 TSMC나 삼성전자를 앞서기 위한 전략에서 2㎚ 이하 초미세 공정 개발에 공 들였다. ASML의 하이 NA 장비를 가장 먼저 확보한 것도 이같은 전략에 따른 것으로 TSMC, 삼성전자의 대결이 주목된다.
ASML이 독점 공급하는 하이 NA 장비는 이같은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승부수로 주목받는다. 하이 NA 장비 없이는 제조 비용과 생산성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TSMC 역시 하이 NA 장비를 주문했고 선적을 기다리는 중이다. 양사 모두 올해 안 하이 NA 장비 구축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ASML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최근 두번째 하이 NA 장비 발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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