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IT쇼(WIS) 2024가 국내 기업의 해외 판로개척을 이끄는 선봉 역할을 했다. 국내 134개사가 참여해 1억7600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상담액을 20%가량 웃도는 성과다. 수출 확약으로 이어지는 건도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ICT 바이어 수출상담회'에서 610건의 수출상담이 성사됐다. 역대 WIS 행사 중 최대 규모다. 첫날에만 341건 상담을 통해 1억2071만달러 상당의 상담 실적을 거뒀다. 누적 기준으로 1억7597만달러다.
이번 수출상담회에는 영국·캐나다·일본·중국·인도·싱가포르 등 12개국, 41개사 해외바이어가 참가했다. 국내서는 WIS에 참가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약 140개사가 참여했다. 수출 상담 품목은 인공지능(AI) 솔루션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이다.
각국 바이어는 국내 우수 ICT 기업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잠재적 투자와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캐나다 컨설팅기업 ALC21의 앨런 정 대표는 “ICT 산업 관련 한국의 잠재적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는 최적의 기회로 생각해 전시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첸천유 싱가포르 WYW PTE 소싱매니저도 “스마트시티 로봇 도입을 위한 제조 및 기술 솔루션을 보유한 한국 협력사 발굴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 모빌리티 전문기업 HanKaiSi의 낸시 리 국제사업부 이사는 “AI 기반 자율주행 로보버스 등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서 한국 시장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면서 “이번 상담회에서 양국 협력을 통한 심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라비 찬드라 인도 ATN 글로벌네트웍스 대표는 “한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한국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IoT와 전자태그(RFID) 제조업체를 발굴하기 위해 상담회에 참가했으며 저전력블루투스(BLE) 비콘과 초광대역통신(UWB) 기반 IoT 제품을 조달할 수 있는 파트너와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해외 바이어와 일대일 매칭을 통해 수출 기회를 잡았다. 청각보조 솔루션을 개발한 엠피웨이브는 이날 중국 L사와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청각보조앱 '클리어센스오디오'로 CES 2024서 혁신상을 받았다. 시끄러운 환경에서 잡음만 제거해 원하는 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는 기술이다.
박형민 엠피웨이브 대표는 “무역협회의 바이어 매칭을 통해 7명의 해외바이어와 수출상담을 진행했다”면서 “이번 MOU로 중국 시장 진출 기회가 열린 만큼 수출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MOU를 맺은 중국 L사 관계자는 “AI 챗봇 기술 개발 과정에서 엠피웨이브가 보유한 잡음제거 솔루션이 정확도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협약으로 연간 100만달러 규모의 계약 성사가 예상되며 이번 상담회를 통해 10여곳의 한국 기업과 사업 협력을 타진했다”고 말했다.
WIS 특별취재팀=박지성(팀장)·박정은·박준호·권혜미·류태웅·남궁경·이호길·김신영기자, 사진=박지호·이동근·김민수기자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