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湖巖)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인재제일과 사회공헌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31일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년 연속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와 가족을 격려하는 등 선대회장의 '인재제일'과 '동행' 철학을 이어나갔다.
신라호암재단은 31일 오후 4시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 수상자는 △혜란 다윈(55) 美 뉴욕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故 남세우(54) 美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이수인(44) 美 워싱턴대 교수(공학상) △피터 박(53) 美 하버드의대 교수(의학상) △한강(54) 소설가(예술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76)(사회봉사상)가 수상했다. 故 남세우 연구원을 대신해 배우자인 킴벌리 브릭먼 박사가 대리 수상했다.
올해는 여성 수상자가 3분의 2로 역대 최고인 4명이다.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씩 총 18억원을 수여했다. 수상자 가족, 지인, 상 관계자, 삼성사장단 등 270여명이 참석했다.
김황식 이사장은 “올해 여성 수상자가 역대 최고에 이르어 우리 사회의 변화·발전의 다른 면을 본 것 같아 반갑다”며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공학상을 수상한 이수인 교수는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 1기 장학생이기도 하다.
이수인 교수는 “많은 분이 저의 호암상 수상과 AI 연구에서 영감을 받아 공학자의 길을 선택하고 도전적인 연구로 과학, 의학, 사회,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호암상 수상자들은 삼성 임직원 대상 특강자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 30일 올해 수상자들이 삼성전자(약 3000명),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약 500명), 삼성서울병원(약 100명) 등 임직원 약 3600명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특강을 실시했다.
삼성호암상 수상자가 삼성 임직원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호암상은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사회공헌 정신을 기려 지난 1990년 제정했다. 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공헌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뤄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는 국내외 한국계 인사들을 선정해 시상한다.
이재용 회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가 기초과학 분야 지원 확대를 제안하면서 2021년부터 과학 분야 시상을 확대했다. 기존 1명에서 물리·수학과 화학·생명분야 2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하고 있다.
올해 제34회 시상까지 총 176명 수상자에게 343억원 상금을 수여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김인철 기자 aupfe@etnews.com,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