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보다 통화 용량 10배↑
유영상 대표 “AI 시대 이어갈 것”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상용화가 정보통신기술(ICT)분야 노벨상에 비유되는 IEEE 마일스톤에 선정됐다. SK텔레콤·삼성전자·LG전자 등 CDMA 상용화 주역 기업들은 이동통신 세계 최강국을 이뤄낸 성과를 인공지능(AI) 시대에 이어간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10일 서울 T타워에서 IEEE 마일스톤 수여식을 개최했다.
SK텔레콤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 LG전자와 수행한 1996년 CDMA 대규모 상용화가 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IEEE)가 선정하는 IEEE 마일스톤에 등재됐다.
IEEE 마일스톤은 글로벌 ICT 노벨상에 비유된다. CDMA 대규모 상용화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1751년 전기 연구, 볼타의 전기 배터리 발명(1799년), 최초의 반도체 집적회로(1958년), 최초의 인터넷 전송(1969년), QR코드 기술 개발(1994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SK텔레콤은 25년 이상 업적을 심사하는 IEEE 절차를 고려해 2016년부터 등재를 위해 노력해 왔다.
정부는 1995년 ETRI가 국내에 도입한 CDMA 기술을 기반으로 옛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산하에 이동통신기술개발사업관리단을 출범시켰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단말 제조사들이 협력해 CDMA를 국가표준으로 단일화하고 세계 최초 상용화할 수 있었다. CDMA는 이동통신 수요 폭증에 대응해 통화용량을 아날로그 방식보다 1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로, 1990년대 휴대폰 소형화와 대중화에 기여했다. CDMA 상용화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촘촘한 이동통신 인프라를 구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 강자로 도약했다.
캐슬린 크레이머 IEEE 차기 회장은 “CDMA 상용화를 위한 대한민국 민관 협업 노력과 선견지명이 ICT 분야에 필수적인 기술을 세계에 제공한 이정표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CDMA 상용화 성과를 글로벌 AI 컴퍼니로 이어간다는 목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CDMA를 시작으로 5G까지 대한민국이 글로벌 이통 기술을 리딩하며 ICT와 산업이 글로벌 선도국 위치에 오르게 됐다”며 “과거 CDMA가 그랬듯, AI라는 혁신 기술로 인해 미래가 전혀 다른 형태로 진화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새겨진 개척자 DNA로 우리앞에 당면한 수만은 문제를 헤쳐나가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유 대표는 최근 SK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SK텔레콤 구성원으로서 청춘을 SK텔레콤에 바쳤는데, 올해 (정보통신) 40주년 성과가 폄훼 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저희는 특혜가 아닌 정당한 방식으로 이통사업에 진출했고 경영을 아주 잘해서 이 위치에 온 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수여식을 기념해 T타워에 삐삐부터 2G·3G·4G·5G 폰을 전시했다. CDMA 상용화 업적을 기리는 IEEE 마일스톤 현판은 T타워 외벽에 설치됐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