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하 ST)가 내년 3분기부터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생산공정을 기존 6인치에서 8인치로 전환한다. 생산성 증가와 함께 수율을 높여 경쟁력 있는 가격에 SiC 전력반도체를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프란체스코 무저리 ST중국 전력디스크리트·아날로그 제품부문 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현재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6인치로 생산하지만 내년 3분기부터 단계적으로 8인치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여기에 경쟁사 대비 높은 수율을 더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갈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웨이퍼 규격이 커지면 1장당 생산할 수 있는 칩(Die)이 많아져 칩당 생산비용이 낮아진다. SiC 웨이퍼는 6인치에서 8인치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ST는 내년 3분기 이탈리아 카타니아 SiC 공장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공장도 8인치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난 옵토일렉트로닉스와 합작한 중국공장은 같은해 4분기 첫 가동을 시작, 8인치 SiC 웨이퍼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는 SiC 전력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훨씬 상회하면서 가격이 높지만,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저리 부사장은 “현재 판매되는 제품은 2년 이상 전에 주문이 들어간 제품으로 가격이 높지만, 2027년 이후 견적은 현재 대비 15~20% 더 낮게 형성돼 있다”며 “이미 SiC 반도체가 가격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이 정체됐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큰 영향이 없다고 진단했다. 유럽·미국·한국 등 급성장한 일부 국가에서 성장 둔화로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무저리 ST 부사장은 “자동차 생산을 위한 반도체 수가 늘었고 SiC 전력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며 “전기차의 경우 SiC 전력반도체를 사용 시 주행거리를 18~20% 늘릴 수 있고, 이에 자동차 채택률도 현재 15% 수준에서 향후 6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ST SiC 전력반도체를 탑재한 차량은 전 세계 900만대 이상으로 경쟁사를 모두 더한 100만대의 9배에 달한다”며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지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ST는 반도체 업계 최초로 2027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고객사가 혁신을 이루고 동시에 지속가능성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