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시장 예상치보다 2조원을 훌쩍 뛰어넘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반기 주요 고객사에 대한 HBM3 수주를 시작하면 향후 반도체 실적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으로 집계했다고 5일 공시했다. 시장 예상치인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무려 2조원이나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31%, 영업이익은 1452.24% 증가했다. 전기 대비로는 매출 2.89%, 영업이익 57.34% 늘었다.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2분기 영업이익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실적 개선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이익이 6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봤다.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3~4% 가량 증가했고 D램 ASP(평균판매가격)가 20% 가까운 수준으로 상승한 것이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봤다.
최근 D램 시장 가격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메모리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와 보합세를 반복하면서 본격적인 상승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말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2.1달러로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보합세를 보였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는 4.90달러로 6개월 동안 유지세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AI 서버 등에서 첨단 메모리 수요가 폭증해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ASP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올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ASP가 전분기보다 5~1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영업이익이 2조원대 초중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했고 메모리 등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TV와 생활가전을 포함한 디바이스경험(DX)사업은 영업이익 4000억원~5000억원대를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계절 영향으로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AI가전 판매 실적도 긍정적이었다. 다만 글로벌 TV 시장 침체가 지속돼 TV 판매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