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인공지능전환(AX) 5개 분야를 기술과 산업으로 구분, 관련 AI 스타트업을 선발해 상용화와 제품 검증 등을 집중 지원한다. 국내 산업 생태계 내에서 대·중견기업과 분야별 맞춤형 협업을 추진하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진출로 이어지는 AI 스타트업 생태계도 구축한다. 2027년까지 AI 글로벌 유니콘(자산가치 1조원) 기업 3개를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0일 서울 조선팰리스 강남에서 열린 'AI 스타트업 링크업(Linkup) 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격차 AI 스타트업 레벨업(LevelUp) 전략(이하 레벨업 전략)'을 발표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글로벌 시장에서 AI가 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혁신적인 기반 기술로 자리 매김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산업을 넘어 국가 운명까지 좌우하는 AI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레얼업 전략은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AI 스타트업 육성이 핵심이다. CB인사이츠(4월말 기준)에 따르면 100대 AI 스타트업에서 국내 스타트업은 단 한 곳에 그치며, 유니콘기업은 없다.
이에 정부는 '2+3' AI·AX 스타트업 고성장 분야를 선정해 제2의 오픈AI, 엔비디아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탄생하도록 전략적으로 지원한다.
AI 기술에서는 경량화 언어모델(smaller Large Language Model·sLLM)·AI 팹리스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특화 지원한다. sLLM은 테크 서비스 상용화를 중심으로 R&D 융자보증과 정책자금을 투입하고, AI 모델 신뢰성, 성능검증(PoC) 등을 지원한다. AI 팹리스 스타트업은 시제품 공정과 상용화를 위한 제품 검증 지원, 구매기업에 제공할 싱글 런(Single Run)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제조업, 헬스케어, 콘텐츠 등 3대 유망 산업 AI 스타트업도 선발한다. 산업별 특성에 따라 AI 공정 솔루션 기술 고도화, 전문 협단체와 협업을 통한 신약 개발, 기술이전 촉진, 데이터 수집 비용 지원 등을 제공한다.
국내 산업 생태계를 활용해 선발한 AI 스타트업 성장도 돕는다. 대·중견기업과 분야별 맞춤형 협업을 추진하고, 현재 LG전자와 진행하는 '온디바이스 AI 챌린지'를 노트북은 물론 생활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조 기업으로 확대한다. 제조, 헬스케어, 콘텐츠 분야에서 AI 기술 수요가 있는 대기업 및 협력사 등과 매칭해 판로도 만든다.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해외 유명 AI 학회와 전시회 참여 지원을 확대해 판로를 개척하고, 2026년 시행 예정인 EU 규제법 등 주요국 AI 규제 기반 글로벌 인증과 인허가 획득에 선제 대응하기로 했다. 해외 투자 유치도 늘리고, 대기업 전·현직 임원과 벤처 투자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단을 결성한다.
AI 스타트업 대표들은 정책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현실화할 수 있는 효능감 있는 정책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상선 스카이칩스 부사장은 “제품 제작 공정, 싱글 런 등 정책은 필요하지만 현실화하기 어렵다”면서 “싱글런의 경우 1개 업체를 지원하는 데만 100억원 이상 지출이 예상되기 때문에 대기업과 협업하는 등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는 “AI 기업 글로벌 진출을 위해 CES 등 대형 행사에서 한국관 전시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에게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별도 전시관을 마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