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이동통신 국제 표준화와 관련된 고급 정보를 공유하고 관리하는 핵심 코어그룹에 모두 들어가게 됐습니다. 우리나라가 원하는 이통 연구개발(R&D) 과제를 국제표준에 반영하며, 신뢰성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정용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전파방송표준단장은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전파통신부문(ITU-R) 전파관리 연구반(SG1) 국제회의에서 부의장으로 선출된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ITU-R 연구반 의장단은 의장 1명과 지역별 부의장 3명 가량으로 구성된다. ITU-R 표준화 관계자들은 세계에 퍼져 있다보니 이메일로 의견을 교환하고 1년에 1~2회 정책 결정을 위한 대면 회의를 진행한다. 의장단은 회의 안건부터 의사결정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정 단장이 부의장을 맡게된 ITU-R SG1은 국제적인 전파관리에 관한 이슈를 조정하고 논의하는 역할이다. 그는 “SG1은 국제적으로 주파수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사용할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주파수에 대한 공학적인 기술조건 등을 논의하며, 전파가 제대로 사용되는지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며 “최근 중앙전파관리소의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전파관리 기술 등 한국의 제안이 국제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유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ITU-R 표준화 연구반은 전파관리와 관련한 SG1을 비롯 주파수 발굴과 전파전달, 위성, 무선랜(RAN) 시스템 특성 연구, 방송서비스모델 표준화 등을 진행하는 8개 연구반으로 구성된다.
정 단장은 “우리나라가 ITU에 1952년 가입한 후 약 70여년간 활동해오며 8개 모든 분야에서 의장단을 배출한 건 사상 처음”이라며 “한 번에 된 일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고, 축적이 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의 ITU-R 8개 의장단 석권은 우리나라가 향후 6G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있어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정 단장은 “ITU는 10년 로드맵을 갖고 6G 연구를 진행 중인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K-네트워크 2030 전략과 차세대 네트워크 모범국가를 비전으로 6G 확보를 위한 R&D를 차질없이 수행해가고 있다”며 “TTA도 표준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연구실 등 운영을 통해 한국의 6G 기술을 국제표준에 잘 반영시킬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의장단 역할을 수행해 온 선배들이 있었고, 정부에서도 비전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서 성과를 얻게 돼 감사한 마음”이라며 “AI·데이터를 활용해 전파 관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행할지가 세계적인 화두인만큼, 한국에서 논의된 다양한 아이템을 많이 제안하며, 효과적으로 중재하며 부의장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