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이크론이 첨단 2.5D 패키징 시장에 진출한다. 2.5D 패키징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로직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메모리를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에 쓰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은 이종집적 반도체 패키징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에 진척을 거둬 라인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회사는 핵심 특허와 상표도 출원했다. 새로운 패키징 기술을 'HIC(Heterogeneously Integrated Chip)'로 명명했다.
하나마이크론은 2.5D 패키징 기술 차별화를 시도했다.
AI 반도체 패키지는 일반적으로 GPU와 HBM를 중간 기판 격인 실리콘 인터포저로 연결한다. 로직과 메모리 사이 상호 고속 통신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다. 실리콘 인터포저에 실장하고 몰딩한 뒤, 이를 다시 인쇄회로기판(PCB)에 붙이는 구조였다. PCB-칩 간의 통신을 위해 인터포저를 수직으로 뚫는 고가의 실리콘관통전극(TSV)도 필요했다.
반면에 하나마이크론 패키징은 실리콘 인터포저를 브릿지 다이가, TSV 공정을 구리기둥이 대체한 것이 특징이다. 브릿지 다이는 칩 전체를 감싸지 않고 칩에서 통신 기능이 구현되는 부분에만 맞닿아 인터포저 대비 원자재 값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나머지 빈 공간은 PCB-칩 간 통신을 위해 구리기둥을 세운 뒤 몰딩해 칩이 붙을 곳을 평탄하게 만든다.
하나마이크론은 안정적 수율 확보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여러 개의 칩을 인터포저에 실장하고 몰딩한 뒤 PCB에 부착했기에 한 개의 칩이라도 불량이면 공정 순서상 모두 폐기해야 했다. 반면에 HIC은 브릿지 다이와 구리기둥 상단에 칩을 하나씩 접합하는 방식이다.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 “HIC는 패키징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도 신호전달·전원분배 등 전기적 특성을 선진 패키징 기술과 동일한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시제품을 제작, 복수의 반도체가 HIC 기술 기반으로 연결되는 것을 검증했다.
하나마이크론은 파일럿 라인을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고객사 검증 등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중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복수의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들과 양산을 전제로 한 패키징 개발을 협의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 클라우드 AI 등 첨단 패키징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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