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조직에는 리더가 필요하다.
어떤 조직에서 가 얼마 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는 조직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리더는 꼭 필요하다'라는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정부는 물론, 대형 공공기관이나 글로벌 기업과 같은 거대 조직의 리더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지방에서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공공의 성격을 띤 기업지원기관을 지켜보며 문뜩 떠오른 생각이다.
사실 지방 조직에 거창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은 욕심일 수 있다. 실제로 그런 만만치 않은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지방에서 지자체를 대신해 기업지원 정책을 발굴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동행하며 그들과 소통하는 지속 가능한 조직의 수장이 되려면 리더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질은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지원기관장 대거 교체 시기를 앞둔 대구경북은 지금 리더의 자격을 갖춘 기업지원기관장 가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적어도 “정부부처 영향력 있는 누구 혹은 해당 지자체장의 학교 후배, 퇴임하는 공무원이 찍어놓은 자리”라는 등의 소문은 듣고 싶지 않다.
누군가의 탄탄한 줄을 배경으로 낙하산 처럼 '강림'해 내려온 기업지원기관장이 과연 지역 기업인이 바라는 제대로된 기업지원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뜬금없지만 “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에 충성한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자신이 갖춘 리더의 자격과 역량이 아니라 누군가의 향응이나 뒷배로 자리를 꿰찬 리더는 '조직'이 아닌 '바로 그 분'에게만 마음을 쏟을 뿐이다.
결국 그 피해는 지역 기업과 해당 조직의 임직원, 더 나아가 지역경제와 지역민에게 돌아간다. 대구경북엔 지금 정말 좋은 리더가 필요하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