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화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마이크로 OLED는 1인치 내외 작은 크기에 수천 PPI(인치당 픽셀 수) 수준의 고해상도를 구현한 디스플레이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시장에서 주목받는 차세대 기술이다.
최주선 사장은 14일 한국 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개최한 'K-디스플레이 전시회'에 참석해 “지난해 인수한 이매진 등에서 여러 효과와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사업화되는 시점에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매진은 마이크로 OLED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천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일반적인 OLED 제조 방식과 달리 파인메탈마스크(FMM) 없이 화소(RGB)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증착하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리얼 RGB 패널을 구현할 수 있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매진을 약 2900억원에 인수했다.
최주선 사장은 마이크로 OLED를 경쟁력 있게 출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 사장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저비용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가격경쟁력을 차별화 요소로 제시했다.
마이크로 OLED는 애플이 비전프로에 적용하면서 IT 업계에서 급부상 중이다. 애플은 리얼 RGB 기반의 마이크로 OLED 채택을 준비 중이며, 삼성전자도 마이크로 OLED 기반의 기기를 준비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전시회에서 화이트(W) OLED 방식 마이크로 OLED를 선보였다. 실리콘 기판 위에 RGB를 구현 '올레도스(OLEDoS)'라고도 불리는 이 디스플레이는 백색 빛에 RGB 색상 화소를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영상을 표현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3인치 크기에 1만2000니트 밝기를 구현했다. 인치당 픽셀 수는 4000PPI다. 이매진 기술은 W-OLED가 아닌 RGB를 바로 증착하는 방식이다.
최 사장은 중국의 OLED 출하량이 우리나라를 뛰어넘었다는 질문에 “매출액 기준으로는 한국이 여전히 앞서 있고, 액정표시장치(LCD)도 그랬지만 출하량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OLED는 LCD와 달리 폼팩터, 저전력, 품질 등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출하량을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중국과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주선 사장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다.
정보기술(IT)용 OLED 시장에 대해서는 “8.6세대도 곧 생산을 시작하게 되면 기존과 사업 규모가 다르고 성능도 옥사이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등 공부할 부분이 많다”면서 “여러 고객사와 소통하고 있고 에코 솔루션 프로바이더인 인텔, 퀄컴 등 다양한 시스템 파트너와도 협업해서 OLED의 차별화된 점을 IT까지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