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경제 흐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당장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얼마나 금리인하를 단행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오는 10월 1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이미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수출 부진과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출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수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금리 정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2.00%포인트로 역대 최대였던 한·미간 금리 격차도 1.50%p로 좁혀지면서 환율 측면에서도 기준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더 쉬워졌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점검 회의에서 “미국 통화정책의 피봇(전환)이 시작돼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향후 국내 경기와 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금리 인하폭을 결정지을 변수다. 저금리 기조 비치면 가계부채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다음 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 금리를 낮추더라도 속도조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인하 시점뿐 아니라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후 연 3.25% 금리를 내년까지 가져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한은 금리 인하 결정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시중은행은 이를 반영해 주담대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이후 주담대 금리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 추가 대책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국내 은행권 가계대출은 8월 사상 최대 증가 폭(+8조2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달 들어 소강상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이달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70조8천388억원으로, 8월 말(568조6616억원)보다 2조1772억원 늘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