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강다니엘, 시련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

강다니엘, 사진=ARA
강다니엘, 사진=ARA

인기 연예인, 특히 K팝 스타의 경우 부와 명성, 유명세 등을 손에 넣는 대가로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평범한 사람과 같은 수준의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든가, 행여 어떤 잘못이라도 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비판과 비난을 받아야 한다든가 하는 것 등이 그렇다.



물론 그들이 손에 넣는 부와 인기, 명예를 고려하면 이는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일들이라는 주장 역시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인기가 많고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허위 루머에 시달리거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봐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

아무리 인기 스타라고 하더라도 결국 그들 역시 감정을 지닌 한 명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강다니엘을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묻고 싶었던 말은 ‘후회하느냐’였다.

잘 알려졌다시피 강다니엘은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후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각종 루머에 시달리거나, 금전적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에 이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냐고 묻자 강다니엘은 “이 직업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그런 걸 잘 몰랐다. 연습생 생활도 짧았고, 가수들이 어떻게 관리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너무 잘 돼 버렸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고, (그런 상황을) 이해를 못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안 좋은 것들, 비판이 아니라 비난도 어쩌면 사랑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 가만히 보면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내 팬보다 나를 더 분석하고 우리 엄마보다 나에게 더 관심을 갖고 있더라. ‘애증’에 사랑도 들어가지 않나. 어쨌든 사랑이니 (그런 식의 관심도) 좋게 생각하고 있다. 직업은 직업이고, 이 직업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제법 솔직하면서도 유쾌한 답변. 강다니엘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선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아마도 강다니엘의 이런 성격 때문에 그를 끝까지 지지하고 좋아하는 팬도 많을 것이리라. 실제로 강다니엘의 팬은 유난히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정작 강다니엘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강다니엘은 “예전에 ‘나를 왜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한 적이 있다. 물론 그래서 ‘나를 좋아할 이유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이 더 목표가 됐다. 그 이유가 음악이든, 삶이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려고 한다. 사실 잡히지 않는 레이스 같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가수 강다니엘로서의 평생 목표를 힘을 줘 말했다.

강다니엘, 사진=ARA
강다니엘, 사진=ARA

그렇게 생각과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기어코 발매한 앨범이 바로 ‘ACT(액트)’다. 굳이 ‘기어코’라는 단어가 들어간 데에는, 앨범 발매 직전 앞서 언급한 ‘금전적인 피해’와 그로 인한 강다니엘 본인이 대표이사로 활약했던 커넥트 엔터테인먼트가 공중 분해된 사건을 겪었기 때문이다.

강다니엘은 “전 소속사와의 일 때문에 공백이 있었다. 착잡했다. 5년이란 시간이 허무하게 무너진 것 같기도 하고 형언할 수 없는 공허함을 느꼈다. 내가 이뤄놓은 게 한순간에 없어졌다는 느낌이었다”라고 상실감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강다니엘은 그 와중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아냈다. 그는 “그냥 음악이 다시 나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된 것 같다. 그렇게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 또 대표이사라는 직함도 계속 놓고 싶었다. 사실 부담이 많이 됐다. 각자 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회사에서는 실무적이고, 또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 집단이니까, 그런 것을 공부하는 게 힘들었다. 이제는 홀가분하게 내 음악만 고민하면 되니까 더 좋아진 것 같다”라며 웃었다.

당장 이번 앨범 ‘ACT’부터가 강다니엘이 ‘음악만 고민해’ 완성한 결과물이다. ‘ACT’를 두고 강다니엘은 “나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강다니엘은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다양한 시도도 하고 다가가기 쉬운 타이틀을 만들었다. 내가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를 역량이 부족해서 못 했는데 이번에는 준비가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그는 “나를 솔로 가수로 알린 곡이 ‘PARANOIA(파라노이아)’라는 곡이다. 내 내면에 있는 어두운 부분에 대해 노래한 건데 오히려 그런 부분을 좋아하더라. 이번 타이틀곡 ‘Electric Shock(일렉트릭 쇼크)’도 가사는 사랑 노래같이 꾸며냈지만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다. 그래도 티 안 나게 표현하고, 음악적으로는 키치하고 부담되지 않게 만들어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거다. 여전히 음악을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역량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라고 설명을 더했다.

강다니엘, 사진=ARA
강다니엘, 사진=ARA

겸손하게 말하긴 했지만, 가수 강다니엘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은 진짜다. 실제로 강다니엘은 이미 몇 년 후의 활동까지 구상을 해둔 상태였다.

“내가 유명한 건 강다니엘이라는 이름이 유명하다고 생각한다. 가수로서 음악이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라고 밝힌 강다니엘은 “내가 너무 J라 4년 정도 전에 써놓은 곡이 있다. 그 곡을 입대 전에 공개할 계획이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이후에는 밴드를 결성하고 싶다”라고 깜짝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단순히 최근 가요계에 불고 있는 밴드 인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 실제로 강다니엘은 상당히 여러 밴드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강다니엘은 “음악적 영감을 많이 받기도 했고, 원래부터 모네스킨(Måneskin)을 많이 좋아했다. 너무 파격적이라 그렇다. 또 미리 써놓았다는 곡도 밴드 펀(FUN.)이나 트웬티 원 파일럿츠(Twenty One Pilots) 같은 느낌을 팝적으로 풀었다”라고 설명해 하드록, 팝 록, 얼터너티브 록 등을 넘나드는 비범한 음악취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밴드 강다니엘이 보여줄 음악이 과연 어떤 것일지 상당히 기대되기는 하나, 일단은 지금은 ‘ACT’ 활동에 집중할 때다.

강다니엘은 “최근 일은 불가항력이었고,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나온 건 지나온 것이니까 이번 앨범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정말 힘이 됐다. 그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고, 음악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그래서 힘도 나고, 영감이 얻었고, 욕심도 많이 났다. 그리고 또 힘이 됐던 건 당연히 팬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를 좋아하는 이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팬에 대한 고마움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다음 앨범 언제냐’라는 말을 듣고 싶다. 사실 내 목소리를 안 좋아했는데, 이번 앨범에서 보컬이 많이 달라졌다. 내 목소리가 허스키하고 많이 갈라져서 숨기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걸 풀고 부르니까 더 편해지더라. 이제는 내 음색이 내 매력인 것 같다. 보컬이나 음악의 색이 많이 달라졌으니 반응도 기대되고, 많이 좋아해 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강다니엘, 사진=ARA
강다니엘, 사진=ARA

본문에는 적지 않았지만, 인터뷰 도중 강다니엘은 자신을 지탱해 준 원동력으로 음악, 팬과 함께 게임을 꼽았다.

농담이 아니라, 강다니엘은 커넥트 엔터테인먼트의 사건은 물론 과거 공황장애를 겪었을 때도 게임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기까지 했다.

그리고 강다니엘은 최근 가장 빠져 있었던 게임으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꼽았다.

우연하게도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주인공이 크레토스가 여러 시련과 역경을 뛰어넘은 끝에 구원을 얻고, 분노와 복수로 가득 찼던 과거의 자신을 받아들여 진정한 전쟁의 신으로 거듭나며 끝을 맺는다.

마찬가지로 여러 시련을 뛰어넘으며 한층 성숙해진 강다니엘인 만큼, 과연 그도 크레토스처럼 ‘모두에게 인정받는 가수’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엔딩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