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신사 AI데이터센터 경쟁, 인프라 혁신 기폭제로

통신업계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투자에 팔을 걷어부쳤다. AI 대전환이 국가적 과제가 되면서 미래 시장 주도권까지 잡으려면 꼭 갖춰야할 필수 설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 통신 회사들이 기능적 디자인과 시장성 등을 기획하는 주도역할을 맡지만, 그룹 계열의 AI DC 관련 품목의 기술력을 총동원하는 점에서 각 소속 그룹의 미래경쟁력 가늠자 역할도 하게된다.

AI DC는 AI시대를 완성하는 핵심 퍼즐이다. 여기에는 반도체 공정만큼 강력하고, 안정적인 전력이 들어가야될 뿐 아니라 내부 설비는 초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관련 연산처리 장비를 갖춰야 한다. 또한 24시간, 365일 쉼없이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발열 등에 초고민감 온도조절 설비도 필수다. 최신중의 최신이라할 만한 기술을 모두 쏟아부어야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 통신업계가 짓는 AI DC는 세계도 주목하는 본보기 역할을 하게될 전망이다. 글로벌 GPU 공급의 키를 쥔 엔비디아는 AI DC를 'AI 팩토리(공장·Factory)'로 규정하고 향후 각국의 AI 경쟁력과 활용능력의 척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DC에 집적된 방대한 데이터 연산과 분석, 분류 능력이 곧 해당 국가의 AI 순위로 매겨질 것이다. 지금의 AI DC 경쟁이 단순히 설비 규모나 GPU 장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의 AI경쟁력 지표가 되는 셈이다.

통신3사가 소속된 계열 회사들도 AI DC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해외에 팔아야한다는 점에서 한국 AI DC는 훌륭한 세일즈 포인트가 될 것이다. SK는 독보적 고대역폭메모리(HBM852) 생산기업인 하이닉스가 AI DC 설계 및 내부 디자인에 함께 참여하게 될 것이고, KT도 일찌감치 협업 체인을 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첨단 AI기술의 AI DC 접목을 시도할 것이다. LG 또한 AI DC용 냉각 기술과 배터리 등 에너지저장 관련 핵심기술을 갖추고 있다. 하나 하나가 모두 실제 AI DC 적용기술로 해외시장에 어필될 수 있다.

지금까지 널리 활용됐던 인터넷데이터센터776(IDC776)가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으로 일으켜세운 핵심 인프라가 됐던 것 처럼 지금부터 세워지는 AI DC는 AI 활용 강국으로 가는 새로운 문이 돼야한다. 지난 인터넷시대에 그러했듯 국가 인프라를 AI시대에 맞게 개조하고 혁신하는 핵심 거점이자, 산업적 기폭제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