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연일 하강세…"바닥이 안보이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연일 하강세다. D램 메모리 반도체는 한 달 만에 1달러 이하로 고정거래가격이 떨어진 이후에 좀처럼 기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도 수요 감소 탓에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관련 업체들이 고정거래가 협상마저 미루고 있다.

 주요 D램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13일부터 1달러 밑으로 추락, 7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20일 DDR 주력 제품인 DDR3 1Gb(128M×8 1333㎒) 가격 평균은 0.9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0.33%가 떨어졌다. DDR2 1Gb(128M×8 800㎒)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0.09%가 떨어진 1.08달러에 머물렀다.

 업계 전문가들은 “PC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D램 메모리 가격은 약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1달러 선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스페셜D램 공급량이 많은 국내 업체에 비해 해외 경쟁업체들의 실적 악화 폭이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제품 수요가 애초 예상보다 축소되면서 2분기 낸드플래시 시황도 녹록지 않다. 애플 아이패드2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해 에이서, 아수스, 리서치인모션(RIM) 등이 신제품을 내놨으나 판매량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낸드플래시 수요도 함께 주춤한 것으로 풀이됐다. 메모리카드와 UFD(USB 플래시 드라이브) 등 낸드플래시가 주로 사용되는 제품 수요가 감소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며 “신상품 출시와 메모리카드·UFD 판매가 늘어나는 8월께 다시 가격 선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최근에는 고정거래가격 협상마저 미뤄지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와 PC 등 제조업체 간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당분간 가격 공지를 미룬다”고 밝혔다.

 올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모바일D램도 2분기 들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수요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애플이 아이폰 생산량 전망치를 2000만대에서 1750만~1800만대로 낮췄으며 삼성전자 등 비애플 계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수요도 부진했다”며 “이 영향으로 올해 모바일D램 수요 증가율을 106%에서 102%로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모바일D램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시설 정비에 나섰던 일부 업체들은 수요 감소에 대비해 재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히로시마 팹을 모바일 D램으로 전환하고 PC용 D램은 대만 기업을 통해 공급받을 예정이었던 일본 엘피다가 최근 모바일 D램 수요 부진으로 히로시마 팹에서도 2만~3만장의 PC용 D램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심리적 우려로 세트업계가 반도체 재고 비축에 나섰으나 지진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메모리 가격 하락과 업황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