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9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될 듯

 하이닉스가 3분기 적자 전환을 피할 수 없을 듯 싶다.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메모리 반도체 최대호황기를 맞이해 지난해 한때 영업이익률이 39.8%까지 올랐으나 지속된 시황 악화로 이번 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됐다. 적자는 4분기 더 늘어날 전망이지만 내년 초에는 흑자로 다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는 하이닉스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내려앉으면서 적자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적자폭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적자 전환에는 이견이 없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적자폭은 대략 500억원에서 3000억원까지 산출 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적자로 돌아서는 가장 큰 이유는 PC용 D램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 감소다. 적자폭 예상치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서버용D램과 모바일D램 등 스페셜티 D램 가격 때문이다. PC용 D램 하락에 영향을 받아 점차 떨어지고 있는 스페셜티 D램 가격 추산치가 다르다.

 하이닉스는 전체 D램 반도체 중 PC용 D램 비중이 30%고 나머지가 스페셜티 D램이다. 따라서 PC용 D램 비중이 높은 대만이나 일본 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그러나 스페셜티 D램도 가격하락이 이어지면서 3분기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 분기에 낸드플래시는 선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D램 부문 실적이 더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D램 부문은 평균판매단가(ASP) 급락에 따라 3분기 영업적자는 27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그나마 양호한 낸드플래시 실적이 상쇄해 전체 영업적자는 1340억원으로 마감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PC용 D램 ASP 하락률은 34%, 스페셜D램 ASP는 20%가량 하락해 전체 D램 3분기 ASP 하락률은 30% 수준”으로 내다봤다.

 30나노급 전환이 확대된 것은 긍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2분기까지 주춤했던 전환이 3분기 확대되면서 전체 D램 출하량이 2분기 대비 1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원가절감 효과가 높아졌지만 적자 전환을 막을 만한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박현 동양종금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가 30나노급 공정을 늘리면서 D램 후발업체와 기술격차를 6개월 이상 벌였다”며 “업황 부진으로 후발기업 공정전환이 지연될 수 있어 기술격차는 한층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