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계열사 테라프로브, "일단 살고보자"

日 메모리 생태계 무너지나

일본 D램 반도체 업체 엘피다가 파산 직전까지 내몰리면서 계열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母) 회사의 자금난이 후방 업계까지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닛케이베리타스는 8일 엘피다 계열사인 테라프로브가 수익 불안을 느껴 품목 전환과 거래처 다변화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테스트 전문업체인 이 회사는 엘피다 제품 테스트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지난해 경우 전체 매출 중 약 70%에 달했다. 최근에는 보유 중인 엘피다 채권 25억4700만엔 어치 때문에 손실이 늘어 3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엘피다 히로시마공장에서 생산되는 메모리 물량을 테스트 중이라 영업채권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엘피다가 이 회사를 매각할 가능성도 높다. 엘피다는 이 회사의 최대 주주로 39.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와타나베 테라프로브 사장은 “엘피다 영향으로 연쇄 파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엘피다를 인수하는 기업이 테라프로브를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테라프로브는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엘피다 비중을 낮추고 사업 다각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비중을 낮추고 현재 10% 미만인 시스템LSI 위탁 테스트를 확대키로 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신규로 추진하기로 했다.

와타나베 사장은 “시스템LSI 테스트 비중이 늘어나고 신규 사업이 안착할 경우, 올해 3분기께 흑자 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생존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지 증권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테라프로브가 엘피다 비중이 높아 사업이 `위험` 단계라고 평가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