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의 하드웨어(HW) 공급 구조가 서서히 드러났다. 디스플레이 패널에 이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낸드플래시 및 모바일 D램 등 핵심 칩 공급 업체가 조만간 결정된다. 애플은 이달 반도체 협력사들과 칩 공급 물량, 가격 등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여부에 따라 반도체 부품 업계의 판도도 급변할 전망이다.
18일 국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5용 반도체 공급 업체들과 조만간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애플은 올 3분기 아이폰5 양산을 위해 부품 조달에 박차를 가했다.
가장 큰 관심은 칩이다. 애플의 차세대 AP인 `A6`와 낸드플래시다. A6는 32나노 공정을 적용한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이 제품을 단독 공급하는 게 유력하다. 삼성전자-애플 간 특허 공방의 영향으로 애플이 대만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TSMC로 공급처를 바꿀 것이라는 설이 제기됐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32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 삼성전자가 경쟁 업체보다 앞섰으며, A4부터 이어진 애플과 삼성의 협력이 A6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최근 시스템 반도체 라인을 증설하는 것도 A6 생산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 공급엔 도시바·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3사가 경쟁을 펼친다.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제품 승인을 받았다. SK하이닉스도 조만간 공급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플래시는 AP와 함께 부품 단가가 높은 핵심 칩이다. 공급사 선정 여부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한다.
아이폰5용 낸드플래시 공급 여부는 삼성전자 화성 16라인의 생산능력 증설에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공급 여부에 따라 도시바·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의 물량과 가격이 정해지는 양상”이라며 “삼성전자가 물량보다 수익성에 무게를 둬 양 사 최종 계약이 미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D램은 아이폰4S와 마찬가지로 엘피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3파전이 예상된다. 마이크론과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일본 엘피다의 증산 가능 여부가 변수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아이폰5용 반도체 공급 여부에 따라 각 업체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며 “일본보다 한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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