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제4의 물결

1980년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인류 문명의 등장 이후 세 번에 걸친 혁명적인 변화가 이뤄졌다고 갈파했다. 농업시대로 대변되는 `제1의 물결`과 산업 혁명 이후 공업화 시대가 꽃을 피운 `제2의 물결`에 이어 컴퓨터가 중심이 된 정보화 혁명이 야기할 거대한 변화를 예견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책 `제3의 물결`은 이미 고전(古典)의 반열에 올라섰다. 토플러에게 최고의 미래학자라는 타이틀도 안겼다. 30여년이 흐른 지금도 그의 혜안은 읽는 이들에게 충격을 준다. `정보화 사회`라는 말도 제3의 물결에서 제시된 개념이다.

제3의 물결을 다시 떠올리는 것은 토플러가 정보화 혁명의 진행 기간으로 제시한 30년의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제3의 물결에 몸을 맡기고 끊임없이 진화하며 발전했다. `전자`라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1980년대에 `전자공업 육성`이라는 씨앗을 뿌렸다. 1990년대에는 맨손과 열정으로 차근차근 신화를 준비했다.

연구개발과 생산 현장에서 밤을 새우며 흘렸던 땀과 눈물은 2000년대에 결실로 이어졌다. 서구를 중심으로 시작된 혁명의 물결에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메모리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패널, TV, 휴대폰 등 세계를 주도하는 우리나라 전자 산업이 꽃을 피운 것도 2000년대 이후다. 제3의 물결과 함께 신화를 일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2년 세상에 첫발을 디딘 전자신문도 제3의 물결을 타고 온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성장과 그 궤를 함께했다.

이제 정보화 혁명에 이어 스마트 빅뱅으로 야기된 `제4의 물결`이 다가온다. 모든 기술이 융합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다. 지난 30년의 격랑을 잘 헤쳐 나온 우리 기술산업인은 새 물결을 잘 탈 수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 빅뱅 때문에 줄줄이 낙마해도 우리 기업은 건재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 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밝게 한다. 또 다른 30년을 준비하는 우리 산업인의 곁에 전자신문은 함께할 것이다.

양종석 소재부품산업부 차장 jsyang@etnews.com